지난 화요일 중대신문 편집국에는 처음 보는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수습기자 면접을 보러온 지원자들 때문이죠. 불과 18개월 전까지만 해도 기자는 지원자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벌써 면접관이 되어 지원자들에게 독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하다 보니 기자가 수습기자였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수습기자로 활동하던 2013학년도 1학기는 기자가 겪었던 시기 중에 가장 다이나믹한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수습기자였음에도 취재에 곧잘 투입되곤 했는데요. 2013학년도 1학기 당시 중앙대 안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학문단위 구조조정이었습니다.

  학문단위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한창 이뤄질 당시 아무것도 모르던 풋내기 수습기자는 갑작스레 선배의 연락을 받고는 학문단위 구조조정 공청회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공청회 현장에 달려갈 때만 해도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 신기하고 재밌기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때 기자에 대해서 그리고 있던 이미지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치열하게 취재를 하는 모습이었으니까요. 그랬던 제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실제로 취재하고 있으니 수습기자로서는 신기하고 재미가 있을 만했죠.
 
  그런데 이내 기자의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자신의 학과가 폐과될 위기에 처해 울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필사적으로 공청회를 막으려는 학생들의 간절한 모습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로 구조조정 자체에는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학과를 소중히 여기는 학생들의 모습은 1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제 머릿속에 진하게 남아있습니다.(결국 그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며 지켜내려던 4개 전공들은 폐과되고 말았지만요.)
 
  또 다른 기억도 있습니다. 학문단위 구조조정 공청회가 파행되고, 3주 뒤 서울캠 축제가 대운동장에서 열렸었는데요. 이때 축제 사진을 찍는 것을 도울 사람이 필요했었습니다. 기자는 일반 학생으로서 축제를 즐기는 것보다 기자로서 축제를 즐기는 것을 택했습니다. 그 덕분에 무대 바로 앞에서 모든 것을 잊고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지켜볼 수 있었죠.
 
  여기까지 되돌아보니 2013학년도 1학기와 2014학년도 2학기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가 더 이상 수습기자가 아닌 대학보도부장이라는 점과 일에 치여서 축제를 즐기지 못하는 것만 빼면 말이죠.
 
  지난해 학문단위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던 상황은 오늘날 학문단위 구조개편이름으로 바뀌어 진행되고 있는 것과 닮아있습니다. 또한 축제가 열렸다는 점 역시도 똑같은 것 같네요.
 
  기자는 이처럼 여러모로 닮아있는 상황이 약간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지난해 1학기 학문단위 구조조정이 ‘CAUTION’이라는 슬로건에 잊혀졌던 것처럼 올해 2학기 일어날 학문단위 구조개편이 ‘CAUlorful’에 잠시 잊혀지진 않을지 말입니다. 궁금합니다. 과연 제 걱정이 괜한 기우에 그칠지 아니면 지금이 혹시 데자뷰의 시작은 아닐지 말입니다.
김종민 대학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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