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은 요즘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종편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를 위협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미국, 독일, 중국, 가나, 터키 등 11개국 청년들은 ‘국경 없는 청년회’를 표방하고 나선다. 그들은 취업, 결혼 등 한국 청춘들이 봉착한 현실적 문제를 세계인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과연 현시점의 중앙대는 어떠한가. 중국인 유학생의 급증으로 유발된 미세한 갈등, 영어권 학생들에게 치중된 관심 등 외국인 유학생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아래 꿈틀거리고 있다.

  중대신문은 1826호 보도기획을 통해 중앙대 국제화의 문제점을 짚었다. ‘중앙대에는 진정한 교류가 없다’는 설명과 함께 ‘외국인 유학생들을 향해 배타적인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무관심’, ‘고정관념’, ‘편견’을 내세운다. 아마 5년쯤 전이었다면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4년 중대신문의 이러한 진단은 유통기간이 한참 지났다.

  교환학생을 떠나는 학생의 수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교환학생을 준비 중이거나 다녀온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학생 커뮤니티가 페이스북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됐다. 국제교류팀에서 운영 중인 ‘CAU Global Ambassador’ 역시 외국인 학생의 생활 전반을 서포트하며 버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양면을 가득 채운 보도기획 기사는 취재력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외국인 학생들과 중앙대 학생들의 교류 부족은 시스템적인 문제와 함께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공부와 취업준비에 급급한 현실, 소극적인 영어 말하기 자세 등이 활발한 교류를 가로막는다. 하지만 중대신문은 전문적인 분석보다는 몇몇 학생들의 발언을 인용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날카로운 고찰’이라는 거창한 헤드라인이 민망하다.

  또한 ‘중앙대 교류의 현장’ 기사는 기획의도와 100% 부합하지 않는다. 교류 부족을 지적하다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학과 활동을 소개하는 내용의 기사는 전체적인 기획의 흐름을 잇지 못했다. 차라리 타교의 사례나 교환학생을 다녀온 한국인 학생들의 ‘역지사지 체험담’을 담았다면 의미 있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외국인 유학생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된 기사 아이템이다. 중대신문에서도 이전부터 이런 담론의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그럴수록 세밀한 취재와 구성으로 차별화된 기사를 선보여야 한다. 이번 국제화 기획은 매년 반복되는 이야기를 단순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았나 취재 기자의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박지윤 동문
독어독문학과 0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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