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아닌 현실 고려해야 vs 숫자로만 평가할 순 없다
  • 중대신문
  • 승인 2014.09.2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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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있는 학과에 지원 몰아주기 찬성
 
선택과 집중이 현실적인 선택
하향평준화의 가능성도 있어
 
  혹시 희소성의 법칙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희소성의 법칙이란 사회구성원들의 욕망에 비해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자원은 제한돼 있음을 뜻합니다. 이 법칙이 대학이라고 해서 빗나가지는 않습니다. 오늘날의 대학 역시도 학과들에게 재화를 분배해 학과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재화가 한정돼 있다 보니 지원 방식에 대해서 이견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대학들의 추세는 일부 경쟁력 있는 학과, 소위 밀어주는 학과에 지원을 많이 해주는 실정입니다. 이를 두고 대학의 재원이 너무 불균등하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재화가 넘쳐나서 모든 학과들에게 똑같이 풍부한 재화를 나눠주게 된다면 아주 이상적이겠죠. 그러나 이는 오늘날 대학이 처해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지적입니다. 
 
  현재 국내의 많은 대학들은 건물 신축 등 돈이 들어갈 곳은 많지만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해 돈이 들어올 곳은 적은 실정입니다. 또한 대학들은 교육부의 대학 정원 감축 방침으로 인해 정원을 줄여야 하는 현실에 마주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앙대의 경우에도 당장 내년까지 정원의 3.2%를 줄여야 하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경쟁력 있는 학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만일 재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학과들을 다 챙기려고 한다면 일부 경쟁력 있던 학과들이 타대에 비해 경쟁력을 잃으며 하향평준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실적으로 하나의 학과가 아닌 대학 전체를 본다면 일부 경쟁력 있는 학과에 지원을 더 많이 해주는 방식이 더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네요.     
 
 
경쟁력 있는 학과에 지원 몰아주기 반대
 
학생들의 교육권 박탈 우려
순수학문 경시 풍조 팽배해
 
  지난 12일 의약식품대학원(의식원) 원우회장은 의식원 폐원 결정이 황당하다며 중앙인 커뮤니티에 글을 썼습니다. 원우회장은 많은 동문들이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학본부는 수익성 지표가 중요하니 여기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경쟁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죠. 여기서 묻고 싶습니다. 왜 학과의 경쟁력은 수치로만 판가름돼야 하는지 말입니다.
 
  경쟁력 있는 학과를 밀어주다보면 일부 학생들의 교육권이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학과에 들어오던 사회 분위기에 맞춰 학과에 들어오든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 받은 학과의 학생들은 마음 편히 공부하기가 힘듭니다. 중앙대를 거쳐 간 구조조정을 자세히 봅시다. 2010년 구조조정으로 77개에서 46개 학과로 줄었고, 2013년 구조조정으로 4개의 전공이 사라졌습니다. 학과 통폐합이 일어나면서 학문 선택의 폭이 좁아졌을 뿐만 아니라 통폐합 대상 학과의 학생들은 교육권을 보장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습니다.

  학과 경쟁력을 경제 논리와 수치로 판단하는 지금,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학과들은 대부분 순수학문 학과입니다. 순수학문은 진리 탐구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자연히 취업률 같은 수치와 거리가 멀죠. 이렇다 보니 사회 전반에서 순수학문 학과를 경시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순수학문들은 실용학문을 만드는 밑거름이었을 것입니다. 토양이 없으면 열매도 없듯이 경제 논리만으로 학문을 취하려 해선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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