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에서 해부학강의를 시작한지는 35여 년이 지났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강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사람맨눈해부학’은 우리 몸의 부분 강의 보다는 우리 몸의 전체적이고 일반적 구조 및 이해를 요구하는 강의라 제한된 강의 시간에 맞추기도 상당히 어려웠다. 또한 우리 몸의 실제구조는 열두계통이 서로 섞인 입체구조학이고, 우리 몸의 지리학이며 독자적인 열두계통의학부와 의 통합기능을 이해시키기 위해 말로만 전달하기란 듣는 학생들은 물론 강의자도 상당한 곤욕감을 갖는다. 간호학과, 약학부, 예체능학과 및 관련 대학원생 등 다양한 범주의 학생에게 강의를 하면서 원만한 강의에 대한 제일의 덕목은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설정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를 위한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전공학생의 해부학강좌에 대한 요구의 강도에 따라 해부학강의에 대한 교수와 학생간의 호흡은 일정하게 비례한다. 반비례한 강의는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힘든 시간만 흘러간다. 이러한 서로의 간극을 최소화시키고 더 훌륭한 강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더 알찬 수업내용과 더 쉬운 설명, 반복된 수업준비, 수업 전 휴식 등을 총동원해 강의력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
  둘째, 해부학강의를 듣고자 하는 전공 학생 모두는 최소한의 준비를 하고 강의에 임해야 한다. 오늘 강의의 핵심, 학습목표와 목적을 이해하고 주요 해부학용어를  한번 정도 읽고 오는 교수에 대한 예를 갖추는 학생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무리한 요구지만 일반적으로 해부학강의는 거의 절대적으로 어느 전공 학생에게나 해부학용어는 지난 교육시간동안에는 생소하니까 어쩔 수 없이 듣고자하는 모든 학생에게는 문외한이 될 수밖에 없다.
  셋째, 교수와 학생 사이의 보이지 않는 관계설정도 있다. 정당한 성적점검을 위해 시험문제의 완전교체율은 당연지사고 엄정한 출석관리와 성적관리 등이 모두 작동되어야 해부학강의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내려지게 될 것이다.
  넷째, 이 과정이 매듭지어지고 끝나면서 배운 해부학지식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치루지만 한 달 이내에 대부분의 지식은 우리 뇌의 기억으로 잠재된다. 해부학을 배운 모든 학생은 우리 몸을 더욱 이해하기 위해 자기의 전공을 공부할 때마다 관련 해부학지식을 다시 읽고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관련전공의 내용을 한 단계 높이고 더 충족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러한 자세를 꼭 유지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되돌아본 나의 해부학 강의는 과거에 비해 강의 내용은 엄청나게 늘어나 있고 규격화 및 체계화 되었지만 해부학 전공 학생의 반복된 학습이 동반되어야만 수확할 수 있는 교과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당부한다. 또한 우리 학생에게 필요할 때 찾아 볼 수 있는 능력을 안내해 주었는가 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 이러한 기본자세는 미래 여러분의 학문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원복 교수
의학부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