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막힌 교류의 벽, 서로의 속마음을 들어보다
  • 심우삼 기자
  • 승인 2014.09.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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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생각 늘어 놓기

 

▲ 사진 박가현 기자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편견이 나쁜 이미지 만들어

  낯선 나라에서 외국인 유학생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물의 깊이는 잴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어로도 같은 속담이 있다는 것이다. 깊은 물보다 헤아리기 어려운 사람의 속마음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2014년 기준 중앙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1,115명. 한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지만 서로를 헤아리기 힘든 캠퍼스에서 외국인 학생과 한국 학생은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첫인상-고정관념과 편견, 우리는 너무 달라요
  외국인 유학생 한국 학생들은 일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편견을 갖는 경우가 있었다. 특정 나라나 종교가 가진 이미지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온 모리사야 학생(정치국제학과 1)은 “한국 학생들은 민족심이나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힘들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반일감정이 강한 한국에서 단지 일본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것이다. 모리사야 학생은 “기숙사에 들어갔을 때 처음에 일본에서 왔다고 하니 깔보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며 “부모님중 한 분이 한국인이라고 말한 후에야 그런 시선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특정 문화권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 같은 외국인 유학생이더라도 출신 국가에 따라 평가는 달라졌다. 이집트에서 온 소피아 학생(디자인전공 박사 1차)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평소에도 히잡을 쓰고 다닌다. 하지만 히잡에 대한 시선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소피아 학생은 “히잡을 쓰면 한국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영미권이나 유럽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들과는 다른 반응인 것이다. 소피아 학생은 “같은 외국인이지만 한국 학생들은 노란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친숙함을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 일부 한국 학생들은 무리 지어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배타적인 인상을 받기도 했다. 국어국문학과의 한 학생은 “중국인들이 모여 다니기 때문에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무리 지어 다니다 보니 외국인 유학생 개인이 학과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보기 힘들다. 곽진솔 학생(국어국문학과 1)은 “중국 학생들끼리 모여 다니기 때문에 과에서 주최하는 큰 행사나 새터의 경우 중국 학생들이 한 명만 안가도 모두가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외국인 유학생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것은 학과에 대한 소속감도 없어 보이고 한국 학생들에게 배타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학습-팀플에서 수업까지 오해의 연속
  한국 학생 중앙대에서 외국인 유학생과의 팀플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팀플이 흔한 만큼 불만도 많다. 1,115명의 외국인 유학생 중 840명이 중국 학생이다 보니 특히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말이 많았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팀플에 참여하지 않고 노력 또한 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 노화정 학생(경영학부 2)은 “팀플 과제를 하기 위해 모였을 때 중국 유학생이 일부러 못 알아듣는 척을 하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국어국문학과 한 학생은 “팀플에서 중국 유학생들은 소위 ‘프리라이더’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과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참여하지 않거나 심지어 발표 당일에 출석하지 않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길애솔 학생(사회학과 4)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팀플할 때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팀플 뿐만 아니라 수업에서도 드러난다. 박윤구 학생(국어국문학과 2)은 “토론을 할 때 중국인 유학생들이 PPT로 발표 했는데 한국어 발음이 어눌해서 듣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내용을 듣지 못해 토론의 원활한 진행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중국 학생들에게도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물론 팀플에 의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온 부단평 학생(사회학과 4)은 “오히려 팀플 할 때 중국 학생들을 무시한다거나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아 힘들다”고 말했다. 장려영 학생(건축학과 1)도 “토론을 하면 잘 이해할 수도 없어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로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보니 협업이 중요한 팀플에서 서로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모리사야 학생은 “쉬운 질문에는 답을 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는 아직도 어려움이 있다”며 “모국어로도 어려운 용어들이 한국어로 나올 때는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며 팀플을 하는데 언어적인 부분이 큰 난관임을 토로했다. 수업을 들을 때에도 한국 학생들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생활-말은 제대로 통할까?
  한국 학생 서로 모습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사람들에게 눈빛과 몸짓으로만 대화하라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서로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언어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이재민 학생(국어국문학과 1)은 “대화를 할 기회도 없지만 대화를 한다고 해도 언어적인 부분 때문에 공감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단순히 ‘안녕’, ‘밥 먹었어’ 같은 일차적인 대화만 오가는 것이다.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대화를 하기에는 언어가 큰 걸림돌이 된다.


  외국인 유학생 외국인 유학생들도 언어적인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부단평 학생은 “생활에서 쓰는 용어는 알아들을 수 있지만 깊은 얘기로 들어가면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온 밍크 학생(정치국제학과 1)도 “책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는데 실생활에서 활용하기엔 많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유행어나 인터넷에서 자주 쓰이는 줄임말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더욱더 이해하기 힘들다. 장려영 학생은 “‘ㄱㅅ’과 같은 말을 인터넷에서 쓰는데 이해를 못 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반면 자국의 말을 한국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서완니 학생(정치국제학과 1)은 “중국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명사가 있는데 한국어로 설명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파’란 말은 중국어로 ‘처음 댓글을 다는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한국어에 서툰 중국인들이 소파를 한국어로 풀어내기는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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