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밝았다. 방학 동안 텅 비어있던 캠퍼스엔 사람들이 바글바글 넘쳐난다. 하지만 방학 때도 사람들로 붐빈 곳이 있었다. 바로 중대신문 편집국이다. 살짝 열린 편집국 문틈으로 세미나와 2학기 발간을 위해 일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뜨거운 여름에 그들이 흘렸던 땀과 2학기 내내 분주할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
 
  개강호 1면과 4면엔 ‘대학 재정 지원 사업’, ‘학부 학문단위 구조 개편’, ‘교원 징계’, ‘대학원 구조 개편’ 등 학우들이 꼭 알아야 할 방학 동안 있었던 큼지막한 사실들이 나열돼 있었다. 새로운 코너 중엔 ‘이 교수의 공강시간’, ‘오늘의 재구성’이 눈에 띄었다. ‘이 교수의 공강시간’에서 강의실에선 볼 수 없었던 교수님의 일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오늘의 재구성’은 본인이 아웃사이더라 차마 알지 못 했던 인사이더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재밌었고, 특히 이미지에 집착하는 피상사회가 인사이더의 고독감을 가중시킨다고 분석한 부분에서 통찰력이 돋보였다.

  이번 호에서 가장 크게 다룬 교원 징계에 관한 보도가 아쉬웠다. 이 이슈를 1면, 2면, 3면 그리고 사설에서까지 다뤘다. 그러나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의견을 나열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 별다른 분석이 없었다. 피상적인 분석을 넘어서 교수를 S-A-B-C 등급으로 나누는 것이 옳은지, 수량적 평가 지표에 맹점은 없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스트레이트 기사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점도 아쉬웠다. 대학 재정 지원 사업과 학문단위 구조 개편은 하나의 맥락으로 묶여 설명되어야 하지만, 단순히 두 개의 사실이 나열됐을 뿐 그 연관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대학 재정 지원 사업으로 인해 대학 본부가 구조 개편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부의 대학 구조 개혁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을 엮어 설명했다면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을 것이다.

  방학 때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기자 역할의 중심은 여러 사실을 쉼 없이 전달하는 속보 전달자가 아니라 수많은 사실의 맥락을 분별하고 분석하는 해석자에 있다.” 단순한 사실은 인터넷에 접속해 클릭 한 번이면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요즘엔 SNS로도 발 빠르게 정보에 접할 수 있다. 스트레이트 기사만으론 더 이상 독자의 구미를 당길 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자들이 해야 할 일은 여러 가지 일련의 사건들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그 맥락을 엮어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중대신문이 전달자를 넘어 해석자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슬샘 학생
사회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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