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대학생활은 팔 할이 아르바이트였다
  • 정석호 기자
  • 승인 2014.09.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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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

 
 

6가지 일로 집세와 용돈 충당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도 고비

 대학생은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 없는 돈을 모아 친구들과 막걸리를 사 먹는 것이 낭만처럼 여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낭만은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학생들의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른다. 맨몸으로 가난과 싸우는 대학생들의 삶은 다른 대학생들의 그것처럼 미화되어 있지 않다. 각종 아르바이트로 유난히 무거운 대학생활을 하는 남학생을 만나봤다. 밤늦게 도서관에서 공부를 끝내고 나오는 그는 피곤해 보였지만 당당하게 삶을 짊어지며 살아가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 같다.
“나는 일찍 나온 편이다. 아직도 안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무슨 공부를 하고 있었나.
“토익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점수가 잘 나오는 편인가.
“노코멘트다. 앞으로의 점수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웃음)”
-평상시에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지 궁금하다.
“학기 중에는 많이 바쁘다. 그나마 지금은 여유로울 때라서 시간을 쪼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학기 중에 바쁜 이유가 있나.
“평소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시간이 많이 나지 않는 편이다.”
-어떤 아르바이트인지.
“이것저것 많이 한다. 요새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동시에 대외활동도 5개를 병행하고 있다.”
-대외활동이라면 어떤 일인가.
“기자단과 홍보대사 활동을 한다. 주로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홍보하는 일을 담당한다.”
-스펙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잘 모르겠다. 특정 분야로 진로를 굳힌 사람이라면 그에 맞는 대외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나는 대중없이 돈벌이가 괜찮은 대외활동을 아르바이트처럼 하고 있다.”
-생계를 위한 수단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바쁘긴 해도 대외활동은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여러 개를 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건너 듣기로는 휴학을 하고 대외활동을 10개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더라. 난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웃음)”
-얼마를 받는지 궁금한데.
“매달 다르지만 60~70만 원 정도를 받는 것 같다.”
-공부에 영향을 주지는 않나.
“영향이 크다. 핑계처럼 들릴 수 있는데 생각만큼 공부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노는 시간을 줄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건 내가 견디기 힘들다.(웃음)”
-번 돈을 어디에 쓰는 건가.
“절반이 월세로 나간다. 나머지 수입은 용돈으로 쓰고 있다.”
-집세를 직접 내는지.
“부모님이 도와주시면 좋겠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불가능하다. 동생도 대학생이다 보니 금전적으로 빠듯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등록금은 어떻게 해결하나.
“장학금이 최선의 방법이나 장학금은 내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과 같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충당하고 있다.”
-졸업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어디든 취업이 되면 좋겠다. 물론 대기업에 가고는 싶지만 바로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눈을 좀 낮출 생각이다.”
-생활이 빠듯할 것 같은데.
“어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다. 허리띠를 더 조여야 한다.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학교 식당을 이용하면 식비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데이트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데이트하기에는 무리인가.
“아직 연애 초기라 여자친구가 내 생활 형편이 넉넉지 못한 걸 모르고 있다. 최대한 비용이 적게 나가는 곳에서 데이트하고 싶은데 이해해 줄지 모르겠다.”
-난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겠다.
“지난달 난처한 일이 있었다. 호주머니가 텅텅 비었는데 데이트를 하게 됐다. 급하게 친구에게 연락해 돈을 빌릴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여자친구 앞에서 창피를 당할 뻔했다.”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생기지 않겠나.
“아마 그럴 것 같다. 그렇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지나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사정을 얘기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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