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첫 주에는 뭘 하지? 나머지 15개 주와는 다른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출석부를 보고, 어떤 학생들이 내 강의를 신청했는지를 살펴본다. 학생의 수, 전공 및 학년의 다양성 등을 한 번 검토하고, 첫 강의에서 얘기해 줄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첫 주의 강의는 대체로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명목으로 구성하는데, 이 강의는 제법 어렵기도 하고, 준비에도 품이 꽤 드는 편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내 강의를 실제와는 다르게 그 방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이 인식하게 해서는 그야말로 ‘큰일’이 나기 때문이다. 첫 수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교수와 학생 간의 강의에 대한 인식 차를 최소화하는 일이며 그 몫의 대부분은 강의계획서를 작성한 교수에게 있다. 한 학기 동안 어떤 내용들을 다룰 것이며, 학생들이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강의는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 강의의 핵심적 사항들은 어떤 것인지 등 모든 자질구레한 것들을 죄다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제법 시간도 많이 든다. 강의가 끝나면 파악된 학생들의 다양성 정도를 고려해 강의 내용이나 과제, 팀 구성 등의 조정을 하기도 한다.
 
  첫 주, 첫 강의라는 동일한 현상을 학생의 관점에서 보자. 첫 주라서 중요한 내용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출석이 인정될 것이라는 이상한(?) 생각 등으로 첫 시간에 불참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그러나, 첫 강의를 놓치게 되면 이미 상당히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첫 수업은 한 학기 동안 그 강의에서 무엇을 다룰 것인지, 어떻게,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인지, 어떤 스타일로 강의가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강의계획서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질구레한 것들은 의외로 매우 중요하다. 그 생생한 현장은 각자의 관점에서 관찰되고 인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친구의 노트와 몇 마디 구전으로 대체되기 어렵다. 현장관찰은 녹음으로도 심지어 영상녹화로도 대체될 수 없는 것이다.
 
  제법 많은 학생들의 경우, 몇 개의 강의는 등록 여부에 대한 판단을 개강 이후로 유보한 채 첫 주를 맞이하기도 한다. 물론 그러한 판단이 유보된 강의의 수가 적을수록 좋겠지만, 첫 강의를 들어봐야 ‘감’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도 일리는 있다. 강의계획서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수강신청 정정기간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첫 주는 최대한 강의를 많이 들어봐야 하는 기간임에 분명하다. 모든 수강신청 후보 과목들의 첫 수업에 참석하여 내가 기대하는 강의가 맞는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첫 주는 교수와 학생 모두, 강의에 대한 각자의 기대치를 조율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모두 한 학기의 가장 중요한 한 주를 바쁘게 보내보자. 한 학기의 성패가 이번 주에 좌우된다는 심정으로.
  황장선 교수
광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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