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이젠 나머지 반
  • 양동혁 기자
  • 승인 2014.08.31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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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같던 방학이 지나고 가을보다 먼저 개학이 찾아왔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로 이번학기도 벌써 반은 지나갔다고 믿고 싶은 마음입니다. 기자는 개강 첫주 신문을 만들기 위해 지난주부터 취재를 다녔는데요. 취재 전에는 잘 몰랐으나 취재 후 중요성을 깨달은 사안이 있었습니다. 바로 성적이의신청제도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지난학기부터 포탈을 통해 성적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스템 도입 이전에는 학생이 교수에게 개인적으로 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연락했다면 이젠 성적이의신청 기간에 포탈을 통해서 이의제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어쨌거나 입장에 따라 시스템의 취지를 다르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개인적으로 이뤄지던 이의신청이 공식적인 루트로 이뤄진다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취지는 좋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이고 예민한 문제는 여전히 답변을 늦게 해주거나 안 하시는 교수님 때문에 애만 태우는 경우입니다. “예전에도 답변을 잘 안 하던 교수님은 지금도 안 하더라”, “답변을 안 달아도 패널티가 없으면 시스템이 있으나 마나 아니냐”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사례들은 기존에도 가장 문제가 되던 것들이죠.
 
  왜 기존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 생긴 걸까요? 현재의 시스템이 ‘공식적’이라는 점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포탈이라는 열린 공간 안에 성적이의신청 시스템이 있지만 이의신청 시스템 자체는 닫힌 공간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시스템 오류가 아닌 이상에야 담당 교수에게 이의신청은 몇 개나 갔는지, 답변은 그중 몇 개나 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취재를 해주시던 교수님 한 분은 개선책을 제안하셨는데요. 공식적인 이의신청이라는 취지를 살리자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 없더라도 이의신청에 대한 답변율, 그리고 답변에 대한 만족도를 알 수 있다면 보는 눈이 있어 답변하게 될 거라고요. 다른 사람이 보고 있다는 압박, 즉 공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한편 교수님들도 성적이의신청에 고충이 많으신데요. 성의 없이 이의신청하는 학생들 때문에 무척이나 피곤해 하십니다. 학생들이 찔러보기 식으로 무턱대고 플러스를 달아달라고 부탁하면 무척 불쾌하다고 말씀하시고요. 이런 무분별한 이의신청도 ‘보는 눈’이 있다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물론 시스템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순 없겠죠. 제도는 사람이 만들어도 그 제도가 사람을 바꾸니까요. 성적이의신청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온 것은 의미가 큰 변화였습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벌써 반이나 왔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도적인 성적이의신청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학수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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