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잊고 새벽에 즐기는 

한국전 경기

거리로 뛰어나가 
모두가 함께하는 월드컵
 
  영화 ‘어벤져스’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영화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히어로들이 한 데 모여 세상을 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들이 한 팀을 이루는 모습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문구단에 소속되어 치열하게 맞붙었던 축구영웅들이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초록 필드 위에서 한 팀이 된다.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견고한 패스, 화려한 개인기, 뜨거운 응원을 온몸으로 맞받아치는 그 순간, 월드컵이 시작된다. 각본 없는 진짜 영웅담, 스토리의 향방은 오직 2014월드컵공인구 ‘브라주카’에 달려있다.
 
모든 역사는 새벽에 이뤄진다. 
  뜨겁게 응원하기 전에 먼저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날아갈 것 같은 승리의 쾌감도, 뼈아픈 패배의 쓰라림도 그리고 한국 대표팀이 만들어가는 브라질의 역사도 새벽에 이뤄진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한국전 경기는 대부분 동트는 새벽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한국의 시차가 12시간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H조에 속해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각각 경기를 펼치게 된다. 월드컵 경기의 첫 단추를 끼우는 러시아전은 6월 18일(수) 오전 7시에 열린다. 기말고사기간과 겹치지만 이른 새벽 시간대에 열리는 만큼 1교시 시험이 아닌 이상 대부분 학우들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두 경기는 종강 후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경기인 알제리전은 23일(월) 오전 4시, H조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은 27(금) 오전 5시에 진행된다. 
 
월드컵, 중앙대와 함께한다. 
  이번 월드컵엔 중앙대 출신 3명이 활약한다. 하나된 마음으로 동문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도 월드컵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196cm의 큰 키로 공중볼 장악력이 뛰어나 ‘백만 불짜리 머리’로도 불리는 김신욱은 기대되는 공격수다. 그는 수비수로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수비수의 심리를 가장 잘 아는 공격수이기도 하다. 월드컵 경기에서 수비수들을 제치고 기습적인 헤딩슛을 넣는 장면은 생각하기만 해도 짜릿하다. 곽태휘는 대표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맏형이다. 강력한 대인방어 능력은 물론이고 세트피스 때 공격에 가담해 ‘골 넣는 수비수’라는 별명을 가진 곽태휘. 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유력한 센터백으로 거론됐지만 부상으로 경기 직전 귀국해야 했다. 분루를 삼켜야 했던 그의 반등을 기대하며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프로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인 이용 역시 곽태휘와 함께 든든한 수비진 중 하나이다. 
 
월드컵 거리응원 팁
  메인 디쉬와 디저트는 함께 즐기는 식사코스이지만 분명 각각이 주는 맛과 쾌감은 다를 것이다. 월드컵도 마찬가지다. 본 경기가 주는 재미와 응원이 주는 재미는 각각의 매력이 있다. 특히 월드컵 경기는 집이 안 되면 근처 찜질방이라도 나가 여러 사람과 한목소리로 응원하는 것이 예의다. 
 
  2002년 온 세상을 빨갛게 물들이며 목이 쉬어라 소리 지르던 그 시대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삶의 인상적인 순간으로 기록돼 있을 것이다. 월드컵 응원전의 대표주자인 축구국가대표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해 다양한 응원전을 기획하고 있다. 붉은악마 손형오 미디어팀장은 “현재 붉은악마 원정단 120명과 현지 한인회 3,000명이 함께 경기장 내 응원을 계획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전국 지역별 길거리응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붉은악마가 진행하는 길거리 응원전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붉은악마가 공지한 응원장소에 가서 시민들과 함께 응원하면 된다. 
 
  더욱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는 축구 모임과 함께하는 방법도 있다. 붉은악마 홈페이지(reddevil.or.kr)에 들어가면 붉은악마의 가맹단체 및 자치단체, 모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자신의 지역과 가깝거나 마음에 드는 모임에 가입해서 함께 응원하면 더 효과적으로 붉은악마의 응원을 즐길 수 있다. 세월호 추모분양소가 있는 서울광장을 대신해 응원 장소로 쓰이는 영동대로와 올림픽공원, 신촌, 영등포 등 도심지역에서 길거리 응원전을 계획 중이다.
 
  길거리 응원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주의할 점도 많다. 대규모 인원이 한장소에 몰리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멀리서 보더라도 화장실과 가까운 곳에서 응원하는 것이 좋다”고 손형오 팀장은 추천했다. 사람들이 많아 화장실 줄이 길어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식은 허기를 채울 정도로만 준비하자. 경기에 심취해 너무 많은 맥주나 음료를 섭취하다 보면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이 생겨 정작 경기를 보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또 이번 월드컵 경기는 새벽이나 아침 시간에 열리기 때문에 긴팔 옷과 담요 그리고 바닥에 깔 수 있는 폭신한 돗자리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손형오 팀장은 “재미도 재미이지만 안전하게 응원하고 귀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전을 강조했다.
 
  축구는 지구를 구하지 못하지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식어버린 삶의 활력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껏 뜨거워질 수 있는 이번 여름, 이왕 불붙이는 거 집이 아니라 밖에 나가 뜨겁게 몸과 마음을 달궈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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