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여행을 떠난 여행자들은 현지인들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사진제공 공감만세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여행
  여행 후에도 관계는 지속

  여행에서 더 나아가
  지역맞춤형 봉사활동까지

  여행에 아주 능한 사람이라면 혼자서도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혼자만의 여행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또한 처음이 아니더라도 여행에 대한 경험은 적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여행사에 도움의 손을 뻗게 된다. 공정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자 혼자 공정하고 윤리적인 여행을 할 수 없다면 공정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와 함께 공정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공정여행은 확실히 이전의 여행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여행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똑같은 모습이다. 유명한 관광지에 가서 단순히 손으로 ‘V’를 그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다음 일정에 치여 바삐 다른 목적지로 떠난다. 하지만 공정여행은 다르다. 공정여행은 여행자와 현지인의 관계 형성을 위해 여행자와 현지인이 함께 부대낄 수 있도록 한다.

  공정여행의 주 여행지는 귀에 박히도록 들어온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티베트, 내몽골과 같은 다소 생소한 지역들이다. 공정여행의 과정 속에서 여행자는 그 지역의 현지인들이 먹는 밥을 먹고, 그들이 자는 곳에서 잠을 자고 그리고 일하는 것까지 같이 하면서 현지인들과 함께 숨 쉰다. 이러한 색다름이 여행자들을 공정여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현지인들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매력적인 요소는 여행자들을 끌어당긴다. 공정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공감만세’ 김태형 팀장은 “현지인들의 문화를 함께하는 공정여행의 일련의 과정이 대중에게 기존 여행과는 다른 울림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정여행을 통해 여행자는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더 나아가 여행 이후에도 관계를 계속 유지해나간다. 공정여행을 다녀온 일부 여행객들은 여행을 마친 후에도 여행자들끼리 모임을 가지기도 하고, 여행을 다녀온 지역 아이들을 위해 학용품과 지원금을 보내주기도 했다.

  공정여행이 단순히 여행하는 것에만 그칠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공정여행은 여행에서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을 위해 봉사를 하기도 한다. 다른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많은데 왜 굳이 여행까지 가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봉사활동이 그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실속 없는 봉사활동에 그치는 반면 공정여행을 통한 봉사활동은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춘 봉사활동이 이뤄진다. 김태형 팀장은 “기존의 자원봉사에서 많이 하는 게 건물을 세우고 페인트를 칠하는 건데 한국에서도 페인트를 칠해본 적 없는 대학생이 외국에 나가서 페인트를 칠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공감만세 프로그램은 여행지역에 지붕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나무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 등 매번 지역에서 필요한 게 다르기 때문에 갈 때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한다”고 말했다.

  국제민주연대 공정여행사업단은 단순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도 현지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끔 하고 있다. 현지인들의 농사와 무역을 담당했던 말들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자 말을 타는 프로그램을 계획해 현지인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말 역시도 꾸준한 운동을 하게 돼 수명이 연장됐다. 그리고 여행사는 현지인끼리의 축제에 일정한 비용을 주고 여행객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현지인의 문화를 느끼게 하는 한편 경제적 이득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공정여행을 통해 여행객들이 현지의 개발을 돕는다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여행자들에게도 공정여행의 추억은 진하게 머리에 남는다. 현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 일반적인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들은 그 장소의 진면모를 보지 못한 채 수박 겉핥기식으로 여행을 눈으로만 하게 된다. 따라서 여행자들에게 남는 건 ‘V’하고 웃는 사진 한 장뿐이다. 하지만 공정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여행지의 또 다른 모습을 맛봤다며 흡족해하는 반응을 보이며 돌아간다. 

  기존의 여행들이 여행자와 현지인이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에서 서로를 마주했다면 공정여행은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마주한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여행, 공정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국제민주연대가 제안하는 공정여행 수칙
1. 현지인들을 만날 때 웃는 얼굴로 먼저 인사해보세요.
2. 현지의 문화를 존중합시다.
3. 제1의 언어, 바디랭귀지를 적극 사용하세요.
4. 매 식사를 현지음식으로 합시다.
5.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도보여행을 선호합시다.
6. 가이드여행이 아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여행을 해요.
7. 함께 공정여행 하는 길벗들을 서로 존중합시다.
8. 기본적인 언어를 공부해 현지인과 직접 소통해봐요.
9. 난방과 온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현지의 사정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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