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온대! 빨리 치워, 빨리!”
 
 기자가 학생회 활동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기자는 학생회장의 말을 듣고 과방으로 급히 달려갔습니다. 안전 점검이 나온다는 소식에 과방에 있는 담요와 버너, 각종 개인 전열기를 치우기 위해서였죠. 소파며 탁자에 여기저기 눈에 띄는 발화성 물품을 정신없이 치우고 한숨 돌리며 학생회에 연락했습니다. ‘Game over.’
 
 며칠 전 이 일이 떠올랐습니다. 지난달 29일 309관(제2기숙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보면서 말이죠.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화재치곤 다행히 그 피해가 크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건물에는 소화전이 없지만 제2기숙사 공사 현장에는 소화전이 갖춰져 있어 초기 대응이 빨랐기 때문입니다. 현장 근로자들이 빨리 대피해 인명 피해 또한 없었죠. 사전 준비와 빠른 대처가 화재 규모를 줄이는 데 제 몫을 톡톡히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중앙대 구성원 모두가 안전 관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전체가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듯이 말이죠. 시설관리처에서는 전 행정부서에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는 공문을 보낼 예정입니다. 전 부서에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구성원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가 이뤄지겠죠. 또한 안전관리팀은 동아리방이나 연구실에 수시로 안전 점검을 나갈 계획입니다.
 
 안전에 대해 모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이것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걱정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해 봅시다. 세월호 뉴스로 눈물 마를 날이 없었던 예전과 달리 분향소를 찾는 발걸음은 뜸해지고, 카카오톡에 나부끼던 노란 리본은 그 수가 줄었습니다. 냄비 근성. 세월호 참사에까지 화르르 불붙었다 확 식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나니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렇게 비통해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시간이 흘러서 사건은 잊어도 안전에 대해서는 간과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안전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만 지키면 됩니다. 위험한 물건은 두지 않고, 안전 점검에 꼼꼼히 참여하고, 사고 대응법을 잘 숙지하는 것들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개인의 편의보다 전체를 위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그 관심이 계속되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Game over. 게임에서 한 스테이지를 완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플레이어의 패배로 게임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경우를 뜻하기도 하죠. 과방을 대충 치우고 점검을 잘 넘겼을 땐 전자의 의미였습니다. ‘점검 클리어’인 셈이죠. 하지만 언제든지 후자의 의미로 쓰일 수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재난을 만나 과방을 날려 먹어도(?) 게임 오버는 게임 오버인 거죠. 이미 수없이 겪어온 안타까운 상황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안전제일’, 잊지맙시다.
 
조선희 기자
대학보도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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