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수 학생이 개발한 제품인 '티클'의 모습 사진제공 김기수 학생

직접 개발한 기술로
창업의 세계에 뛰어든
청년의 창업도전기


  대구의 달성사거리에서 냉커피를 팔던 장사꾼 소년이 어엿한 젊은 사장님이 됐다. 취업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공대생임에도 불구하고 김기수 학생(기계공학부 4)은 창업의 길을 택했다.

  사업가였던 아버지는 그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IMF경제위기에 아버지의 사업은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위기는 김기수 학생의 창업에 대한 결심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여름, 그는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이라고 하기 보다는 장사였다. 달성사거리에서 냉커피를 팔았고, 진해 해수욕장에서는 폭죽 장사꾼이 된 것이다. 그는 여름 내내 장사로 번 돈을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차리는데 쏟아 부었고 결과는 실패로 돌아왔다. 사업의 쓴 맛을 본 그는 타고난 사업가답게 다시 일어섰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그에게 추석 대목을 노려 인터넷으로 판매한 ‘울산 배’는 대박을 터뜨렸다.

  사업 성공을 맛본 어린 사업가는 대학생이 되고나서 장사를 넘어 본격적인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기계공학부 학생답게 배운 지식을 활용해 직접 기술을 개발했다. 그가 내세운 창업 아이템은 ‘스마트폰 기반의 개인용 헬스 케어 솔루션’이다. 스마트폰에 모듈을 연결해 저주파치료, 체지방 측정, 피부 수분측정 등 건강과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는 기계다.

  목 디스크를 앓던 그는 통증이 있을 때마다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의료기기였다. “시험기간처럼 할 일 이 많을 때에는 물리치료를 받는데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아까웠어요.”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 김기수씨를 사업가로 만들었고 그의 기업 ‘휴식’과 개발품인 ‘티클’이 탄생했다.

  그는 학생이기 때문에 창업의 문을 쉽게 두드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창업의 꿈을 안고 찾아간 곳은 바로 창업보육센터였다. 중소기업청이나 한국창의과학재단에서 주관하는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해 창업 자금을 마련하기까지 창업보육센터의 도움이 컸다.

  하지만 그의 사업에도 우여곡절이 없을 리가 없었다. 시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발업체에게 사기를 당하고 만 것이다. 개발업체에 제품의 생산을 요청하고 개발비 1,500만 원을 모두 지불했지만 개발업체의 사장은 출장 핑계를 대며 제품 생산을 미뤘다. 김기수 학생은 정부지원사업 보고를 앞두고 일주일 내내 개발업체에 찾아가 독촉을 했다. “결국엔 투자한 돈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한동안 맘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공대생인 그에게 생소했던 조세제도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세금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고 있었던 그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세금이 체납되는 바람에 몇 백 만원 단위의 압류통지서가 날아온 것이다. “국세청에 찾아가 사정사정해서 유예도 하고 밀린 세금을 냈지만 여전히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어요.” 세금 폭탄을 맞게 된 덕분에 창업 준비와 함께 아르바이트까지 했던 경험은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아직은 신생아 단계에 있는 작은 업체지만 김기수 학생의 최종 목표는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창업은 매 순간이 위기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그러나 롤러코스터에도 안전장치가 존재하듯 창업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도움의 손길이 주어진다는 점은 그가 꿈을 계속 키워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