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간 신문 USA투데이는 종합일간지 중 유일하게 전국지로 발행된다. 2013년 미국 ABC협회 발표에서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타임스에 밀려 3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2000년 중반까지 최고 발행부수를 자랑했다. 선전의 비결은 참신한 지면 편집 덕분이었다. 기존 틀을 벗어난 파괴적인 배치와 컬러 인쇄가 그것이다. 현재는 디지털 독자의 증가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지만 콘텐츠를 가공하고 재배치하는 전략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측면에서 분명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 

  이번호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편집이었다. 특히 산학협력 생태계에 관한 기획 보도부분이 그랬다. 사업의 본질과 지향점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나치게 텍스트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낯선 사업인 만큼 보다 많은 자료 제시가 필요했다. 아울러 산학협력친화형 대학체제 개편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관한 로드맵 역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설명이 없어 모호한 느낌이었다. 이는 도표와 관련 이미지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 본다. 어려운 주제일 수 있다. 또한 아직 시작단계라 데이터가 부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편집에 대한 아쉬움을 덜어줄 순 없다. 아니 그래서 더 편집으로 만회해야 했다. 현장밀착형 사업을 지향하는 만큼 참여 대상인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열식의 전달보다는 핵심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도표과 그림, 사진의 제시가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한다. 
 
  고아라씨와의 인터뷰 역시 서면으로 대체한 느낌이 들 만큼 생동감이 없었다. 기획사와의 조율이 힘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은 만큼 현장의 모습이 함께 담겼다면 보다 더 흥미롭게 읽혔을 것이다. 완벽한 앵글이 아니어도 충분했다. 촬영 장소 그대로가 이미 훌륭한 미장센이기 때문이다. 후배들과 정겹게 대화하는 모습이나 온화하게 미소를 띤 표정이 실렸다면 입체적인 인터뷰 기사가 됐을 것이다. 시선을 잡아 끌 수 있는 장치들이 더 보완됐으면 한다.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첨부하라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달라는 것이다. 2013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편집장 라이오넬 바버(Lionel Barber)는 신년사로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이제 지면 편집자에서 콘텐츠 편집자가 되어야 한다. 콘텐츠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플랫폼에서 소개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만 한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길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지면의 시대에 파격적인 레이아웃으로 성공한 USA투데이의 전략을 바탕으로 파이낸셜 타임스처럼 콘텐츠 자체를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민해보는 중대신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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