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산학협력을 선도하라
 
 지난 9일 2단계 링크사업 참여 대학에 중앙대가 선정됐다. 링크사업이란 대학과 기업이 두 손 맞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앙대는 인문사회·예술 분야를 중점에 둔 산학협력친화형으로 대학체제를 개편하겠다고 알렸다. 말만으로는 모호하고 방대하다. ‘교육’과 ‘연구’에 이어 ‘산학협력’이 대학의 또 다른 역할이 되고 있는 현 추세에 중앙대가 링크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육성사업’(링크사업)은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여 산업 분야에서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단계 사업이 종료된 이후 2014년 2단계 사업이 시작됐다. 1단계에서는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2단계 사업에서는 산학협력에 맞는 대학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대는 2단계 링크사업 참여대학으로 선정됐으며, 학부 중심의 ‘현장밀착형’으로 분류됐다.
 
VISION으로 바라본 링크사업 계획
 중앙대가 링크사업에 선정된 데는 ‘인문사회·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산학협력을 위해 대학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이 주효했다. 타대가 자동차 산업이나 IT, 생명공학과 같이 공학을 중심으로 산학협력 계획을 내놓은 반면 중앙대는 산학협력에서 소외된 분야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산학기획팀 김명수 계장은 “인문사회·예술 중심의 산학협력이라는 것에서 차별점이 있었다”며 “그에 맞춘 전체적인 대학체제 개편이 계획의 골자다”고 말했다.
 
 이는 중앙대의 강점인 인문·예술 분야의 학과들이 양적 지표에서는 부진하다는 점과 창의인재 양성에 필요한 소양이 인문학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링크사업 계획 수립을 도운 경영학부의 한 교수는 “인문·예술 관련 학과가 평판에 비해 취업률 등의 양적 지표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보완하고자 했다”며 “또한 인문학적 소양이 기본이 되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인문사회·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산학협력의 비전으로 중앙대는 ‘CAU Creative Life&Culture 생태계 구축’을 내세웠다. [위 사진 참조] 현재의 창조산업은 의학·약학·공학·자연과학·경영학 등이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학문에 인문·예술 분야의 교양과 소양을 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두 분야의 연계를 통해 기술지주회사나 학교기업, 가족회사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고 동시에 ‘기능성’, ‘디자인’, ‘문화·교육한류’ 분야를 특성화시키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기능성 분야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산업분야다. 교육, 의학, 심리학 등의 학문이 이 분야를 이끌어 간다. 예를 들어 의대와 엔씨소프트는 기능성 게임을 통한 치료를 주제로 산학협력 활동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분야는 산업 생산품이나 아이디어를 디자인하는 산업분야이다. 광고홍보학과와 인문대를 중심으로 디자인 가족회사와 다수의 공모전을 수행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문화·교육한류 분야는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산업 분야를 의미한다. 현재 중앙대가 가족회사로 협약을 맺은 SM C&C나 CJ E&M과 예술대가 함께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기능성과 디자인, 문화·교육한류 분야에서 특성화 이뤄낼 것으로 기대
이를 위해 창의 융합 전공 신설하고 가족회사와의 연계 돈독히 할 것
 
 
산학협력을 위한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
 대학 자체의 구조를 산학협력형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중앙대는 3가지 영역에서 중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산학협력 친화형 교육과정 개편 및 운영’, ‘산학협력 친화형 대학체제 개편’, ‘산학협력 연계체계 구축 및 운영’ 분야다.
 
 중앙대는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대학체제를 개편하기 위해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운영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가장 학생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산학협력에 중점을 둔 교과과정을 만들기 위해 ‘창의융합전공’이 만들어진다. 이전에 있었던 연계 전공, 융합 전공과 비슷하게 운영되나 창의융합전공을 배우는 학생들은 1대1 맞춤 코디네이팅을 받는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학생 상담을 통해 학생의 비전에 맞는 수강 과목을 선택해주고, 어디로 인턴십을 가야 좋을지도 탐색해준다. 이를 위해 ‘창의 인재 교육 센터’가 설립되며 이 센터는 교육에 대한 지도와 수업 진행을 맡게 된다. 취업 조기 교육, 기업 재직자 재교육, 졸업생 재취업 기회 제공 등도 창의 인재 교육 센터의 몫이다.
 
 창의 인재 교육 센터에서 융합교육을 받은 후 학생들은 취업 트랙과 창업 트랙을 선택하게 된다. 교실에서 배운 것을 통해 실무형 교육을 받는 것이다. 실습을 지원하거나 기업과 이어주는 이러한 역할은 ‘창의 실습 지원 센터’가 맡는다. 융합교육과 트랙 선택을 마친 후 학생들은 캡스톤 디자인을 거쳐야 한다. 원래 캡스톤 디자인이란 공학계열 학생들에게 졸업 논문 대신 특정 작품을 제작하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창의융합전공을 배우는 학생들은 자기 전공에 상관없이 취업이나 창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실습으로서 캡스톤 디자인을 수행해야 한다. 캡스톤 디자인은 새로 신설되는 ‘기업 지원 센터’가 운영하게 된다.    
 
 교수업적평가 방식도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변모해 왔다. 산학협력 실적을 교수업적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링크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이기도 하다. 2009년부터 중앙대는 이러한 교원인사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해당 학과의 교수를 평가할 때 SCI 논문뿐만 아니라 해외특허등록이나 현장실습지도 등도 실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기능형 부총장제로의 행정직제 개편이나 지식경영학부의 신설, 산학협력 중점 교수 채용 등도 대학체제 개편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산학협력을 위한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학생들의 캡스톤 디자인을 도왔던 기업 지원 센터가 주된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 지원 센터는 가족회사를 관리하고 운영하면서 ‘All-SET 프로그램’ 등을 연계해 기업을 지원하는 종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가족회사란 대학과 기업 간 인적·물적 자원을 교류하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대학은 학생들을 가족회사로 현장실습을 보낼 수도 있고 기업의 장비를 사용할 수도 있다. ALL-SET 프로그램은 가족회사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체계로서 기술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중앙대의 공학을 기반으로 회사와 공동으로 연구하게 된다. 또한 중앙대가 특성화된 인문·예술 분야를 통해 마케팅, 광고, 한류에까지 기업을 지원해줄 수 있다.  
 
 
선정 이후 중앙대 산학협력의 방향은
 중앙대는 링크사업을 통해 3년간 최소 112억을 수주하게 된다. 1차년도인 2014년에는 약 37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중앙대는 올해 산학협력 관련 교육이나 연구를 위한 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2차년도 이후에는 산학협력의 실질적 활동과 확산에 주력하도록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학체제 개편이나 산학협력 인프라 확충 등의 분야엔 전체 사업비의 약 50%를, 교육과정 운영엔 약 20%를, 그 외의 사업비는 기업과의 연계 체계 구축이나 기업 지원,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게 된다.
 
 2단계 링크사업은 올해부터 3년간 시행돼 2016년에 종료된다. 2017년 이후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확실하게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중앙대는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연구비를 통한 수익 창출과 같은 재정의 선순환 구조를 탄탄하게 하면 정부의 지원 없이도 산학협력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명수 계장은 “이후에 각 센터의 명칭이 바뀌는 등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3년간 학생들의 눈높이를 올리고 재정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산학협력 운영 방안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링크사업을 통해 산학협력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해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산학협력단은 중앙대를 글로벌 산학협력의 메카로 육성하고 다수의 해외 인턴십 유치를 위해 올해 안에 중국에 산학협력단 해외지사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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