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고 싶어 시작한 기자생활이 벌써 반년이 넘었다. 기자생활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무수히 만났다. 지난 한 해 동안 만난 사람보다 이번학기에 만난 사람이 더 많다고 느껴질 만큼. 만난 사람이 많은 만큼 그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학생, 교수, 교직원은 물론 외부 단체 인사들, 식당 사장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은 다양한 기사를 썼기 때문일 것이다. 홍보기사, 설명기사 등 주제는 다채로웠지만 가장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는 단언컨대 해당 인물 혹은 집단의 잘못을 비판하는 주제일 때다. 자기 잘못을 기자라는 사람이 파헤치려고 할 때 느껴지는 불안, 두려움, 압박 앞에서 사람들이 반응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내가 싫어하는 순서대로 설명하겠다. 

  첫 번째, 무조건적인 취재거부. 취재를 진행하기 가장 힘든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은 자기 잘못이 드러날 수 있는 사안 자체가 화두가 되는 것을 극히 꺼려한다. 잘못을 부정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며 화제를 돌리려다가 끝까지 화제가 돌려지지 않으면 결국 분노를 표출한다. 갑자기 화를 내며 대화를 중단해버리는 것이다. 이 유형은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부재해 개선이나 발전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어물쩍 넘기기. 첫 번째보다는 다소 발전한 유형으로 세 가지 유형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속한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은 잘못을 소극적으로 인정하나 개선하겠다, 앞으로 노력하겠다 등의 애매한 약속을 제시하곤 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는 점은 훌륭하나 단순히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모호한 답변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식의 답변으로 그치기 십상이라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는다. 

  세 번째, 쿨하게 인정.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이다. 자기 잘못을 정확히 직시하고 반성하면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이 유형의 사람을 보면 멋지다는 느낌을 넘어 사람이 참 섹시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들은 자기 잘못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지 않고 사안이 남들 입에 오르내림으로써 자기가 받게 될 불이익이나 처벌도 기꺼이 수용한다. 또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하려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심지어 그 사안을 추궁하는 사람들과도 해결책이나 대안을 모색하려 한다. 이 유형의 사람을 만나면 해당 집단이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신뢰감이 확실히 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다만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것을 직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숨기고 은폐하려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는 ‘쿨함’을 배양해야 한다. 당연히 나도 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이기에 그것을 해냈을 때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 쿨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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