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자 중대신문은 그 무게를 감당하기 힘든 비극적인 사건과 기념일들의 교차로 위에서 발행되었다. 이 날은 4월 16일 참사 발생 이후 한 달이 되어가는 ‘세월호 조문 정국’이자 어린이와 어버이날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의 화두는 “김창인씨 자퇴 기자회견 열렸다”라는 헤드라인의 자퇴 선언 기사였다. 먼저 휴대폰의 온라인으로 접한 이 충격적 뉴스는 <중대신문>의 1면 기사와 3면 인터뷰를 통해 차분히 제시되었다.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읽다보니 이 학생의 자퇴 선언이 문제인지 아니면 징계전력과 학점미달을 이유로 학생회 피선거권이 제한된 사실이 문제인지 논점이 모호하다. ‘돈이면 다 되는’ 이 시대에 대학의 기업화는 국경을 초월한 일이지만, 이에 대한 비판적 제 견해들과 전력들을 문제 삼고 제도적 장치들을 급히 개정하면서까지 학생들의 자치활동들을 조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호하고 궁금하다. 이를 해소하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 필요한 사건의 주체들과 행위 맥락에 대한 기자들의 분석기사가 필요했다.
 
두 번째로 관심이 갔던 기사는 5면의 트렌드 진단서 “그들은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이다. 이 기사는 증상/진단의 형식을 통해 어린이날 열린 잉여들의 사생대회를 참여관찰하고 월간 『잉여』 최서윤 편집장 및 참가자들의 ‘증상’을 인터뷰한 후 기자의 ‘진단’을 덧붙였다. 인터넷 뉴스와 매거진 등을 통해 이미 접한 내용이지만 휴일의 사생대회와 그림 그리기 등은 호기심을 자아내고, 진단의 내용 역시 사색의 깊이를 더해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여전히 진행형인 세월호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를 이 잉여들은 어떻게 경험하고 견디고 있는지 ‘시대 속의 잉여들’에 대한 인터뷰가 필요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것은 10면의 문화가이드를 실은 “현실에서 만난 동심 속 이야기”와  11면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 우사단길”에 대한 현장 기사이다. 필자도 소장하고 있는 강도하의 <위대한 개츠비>와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의 웹툰들이 공사장 가림막을 대신하고 있는 ‘만화의 거리’를 다루었다. 아쉬운 점은 웹툰 제목의 오타(‘그대를’-> ‘당신을’)뿐 아니라 구체성을 잃은 피상적 묘사와 부정확한 용어 사용에 있다. 만화전시공간 ‘재미랑’의 핵심인 1, 2층에 전시된 윤태호의 <미생>에 대한 정보는 누락되었고, 대부분의 작품은 주제의식 없이 무심하게 소개되었다.  
 
  기사의 신뢰성은 화려한 미사여구나 많은 볼거리들을 주는 데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기자들이 발로 뛰고 수집한 근거자료를 뒷받침할 명확한 표현방법과 문제의식의 연마가 아닐까? 덧붙여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자.

강진숙 교수

신문방송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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