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설법에서
붓다의 길을 찾다


  첫 장을 펼치자 「서시」에선 ‘태초의 아픔이 있었다’라 소리친다. 붓다의 생애를 낱낱이 밝힌 『불의 설법』(서정시학 펴냄)은 태초의 씨앗과 비, 바람을 담으며 시적 이미지를 형성했다. 이를 풀어내는 시인은 나지막이 읊조린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진정 무엇인지 말이다. 수록된 시 중 「태어나는 괴로움」  일부에선 ‘별이 아프면 별똥이 되어 떨어지고/달이 아프면 구름 뒤에 숨고/강이 아프면 폭포가 되어 떨어지고/병이 깊으면 담담히 죽음 맞이하면 되지’라 말한다. 강하지 않으면서도 강한 그 이미지의 세계를, 붓다의 길을 따라가 보자.  

 

 

 

일상에 대한
답을 듣고 싶을 때

 『지상의 시간』(문학세계사 펴냄)의 해설집을 펼치면 류근조 시인을 ‘일평생 언어의 집에서 살고 있는 시인’이라 말한다. 그는 제1부 「지상의 시간」을 시작으로 제6부 「여숙」을 끝으로 언어의 집을 채웠다. 일상생활에서 포착된 물음들이 계속되며 이미지를 구축한다. ‘해시계 위 길게 모천회귀의/그림자를 드리우고 귀소본능의,/그 모두를 가진 이로서/뒤돌아보지 않고 묵묵히/지평선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나는.’ 「지상의 시간」 중에서. 이 모든 언어들이 향하는 그 시간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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