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의장:임기란, 이하 민가협)는 민족문학작가
회의 자유실천위원회(위원장:현기영, 이하 작가회의)와 공동주최로 지난 20
일 탑골공원 앞에서 `구속문인을 위한 목요집회'를 가졌다.

민가협은 매주 목요일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철폐'를 주장하며 목요집회
를 가져왔다. 이날로 2백8회를 맞은 목요집회는50여명의 학생, 시민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는 `노동의 새벽'을 비롯해 얼마전 발간한 옥중에세이집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발간한 박노해와 소설가 황석영, 시인 진관스님, 소설가 김하기 등
의 구속문인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임기란 상임의장의 인사말로 시작한 이날 집회는 현기영위원장의 기조연설
과 박노해의 부인인 김진주씨의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낭송 등 다양한 내용
으로 이뤄졌다. 현기영 위원장은 `구속중인 문인들을 석방하라'는 주제의 연설
문을 통해 "이들 구속문인들은 유엔인권위원회, 국제엠네스트, 국제 펜(pen)
클럽 등 국제사회에서 줄기차게 석방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석방은 커
녕 `양심수는 단 한 사람도 없다'며 존재자체마저 부인하고 있다"며 조속한 석
방을 촉구했다.

노동자로서 89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의 결성을 주도한 혐의로 91년 구속
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7년째 수감중인 박노해씨. 그의 부인인 김진주씨의
편지낭송에 이어 소설가 김하기씨가 부인 임정렬씨에게 보내는 편지낭송이 진
행됐다. 시인인 이원규씨는 이날 집회를 맞아 옥중생활을 하고 있는 문인들의
석방을 염원하며 쓴 시 `돌아보면 그가 있다'를 낭송하기도 했다.

92년 `유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위원회'는 소설가 황석영씨의 구금에 대해
정부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 19조인 `표현의 자유'를 위반한 불
법적 구금이란 결정을 내리고 그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96년 유엔인권
위원회는 황석영씨가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황석영씨는 93년 구속돼 6년형을 선고받고 공주교도소에 수감중이다. 화가인
홍성담씨는 `황석영을 생각하며'란 발언에서 "그는 이시대의 진정한 문학인이
자 예술가라 할 수 있다"며 그의 수감을 들어 `문학계의 크나큰 손실'이라 표현
했다.

약 1시간 남짓 진행된 집회는 참석한 시민들과 학생들, 민가협과 작가회의의
구호합창으로 끝을 맺었다. 민가협측은 "이땅에 양심수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목요집회는 열릴 것"이라며 "신체의 자유를 비롯한 집필의 자유 등 최
소한의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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