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창인씨의 자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창인씨는 2009년 입학 이후 본부의 대학운영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을 다수 제시해왔으며 2010년엔 구조조정 반대 시위로 인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얼마 전 무산된 서울캠 인문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후보 자격을 놓고 인문대 선거지도위원회 측과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운동권’이었다.
 
 그간 잠잠하던 학내 여론은 기자회견 후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앙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SNS, 강의실 등 학생들이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곳에선 김창인씨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됐다. 대부분의 학내 구성원들이 신중하고 정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눈살을 찌푸릴만한 원색적인 비난도 함께했다. 비속어를 사용해 김창인씨를 조롱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확정적으로 작성하는 등 날선 표현들도 상당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시민이 가지는 당연한 권리다. 다만 개인의 사견을 사실인 양 공포하고, 특정 개인을 향해 인격적 모독을 가하는 것은 월권이다. 
 
 비판이 아닌 성급한 비난이 정당한 비판으로 비춰지는 것은 공론장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독소다. 독소는 결국 주류로 여겨지는 견해를 정당하게 비판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망설임이 된다. 인터넷 공론장은 각자의 삶에 바쁜 구성원들이 쉽게 의견을 모으고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일부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 기회를 놓치기 전에 학내 구성원 모두가 나서 악화를 뿌리 뽑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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