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맞닿은 초원을 쓰다듬다
  • 하예슬 기자
  • 승인 2014.05.05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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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로운 동물들의

  몸짓과


  물결치는 호밀밭에서
  지친 일상을 위로 받다
 
  새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드넓은 초원, 그 위로 양 떼들과 소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저 멀리 강원도 대관령 목장까지 발걸음을 옮길 필요 없이 서울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만 움직이면 된다. ‘안성 팜랜드’에서 푸른 목장과 따뜻한 동물들을 만나 지친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 보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체험목장
  체험목장은 가축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교감의 장소다. 특히 가축 체험장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 염소, 양, 사슴, 당나귀, 토끼 등 동물원에서는 멀리서만 봐야 했던 동물들이 어느새 옆에 다가와 우리를 반겨준다. 모두 안성 팜랜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동물들에게 사람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부드러운 염소의 수염과 푹신푹신한 양털을 느껴볼 수 있다. 게다가 주머니 속에 천 원 한 장만 있다면 동물들이 먹는 사료를 살 수 있으니 친해질 기회를 놓치지 말자. 
 
  다만 인형처럼 귀엽고 순한 양을 생각한다면 의외의 모습에 놀랄 수도 있다. 보기보다 힘이 센 양들은 식탐이 엄청나서 먹이 그릇까지 통째로 물기도 한다. 
털이 복슬복슬한 양들이 많지만, 피부만 드러낸 채 조금은 추워 보이는 양들도 있다. 이 양들은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다른 양들보다 먼저 말끔히 털을 깎았다. 일요일에는 방문자가 직접 양털을 깎아볼 수 있는 체험시간도 마련돼 있다. 시간만 잘 맞춰 간다면 더운 여름철 양들이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겨우내 자라난 두터운 털옷을 벗겨줄 수 있다.
 
  대형마트 애완동물 코너의 토끼들은 우리 안에 갇혀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없지만 이곳의 토끼들은 눈앞에서 우리를 반긴다. 손바닥 안으로 쏙 들어올 것 같은 아기부터 강아지만큼 커진 어른까지 여러 종류의 토끼들이 커다란 야외 우리에서 땅굴을 파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자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빨간 눈과 쫑긋한 귀를 가진 흰 토끼는 물론이고 어릴적 만화에서 자주 보던 긴 귀를 축 늘어뜨린 롭이어 토끼의 깜찍한 모습에 두 눈은 쉴 틈이 없다. 주말에는 야외에 있는 토끼 우리가 개방돼 먹이를 줄 수도 있다. 
한국의 소 생활관에 가면 한민족과 생애를 함께해온 여러 종류의 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우뿐 아니라 몸이 얼룩덜룩한 젖소, 한국의 전통을 간직한 칡소까지 다양한 소들이 한 우리에서 살아가고 있다. 안성 팜랜드의 대장 씨수소는 15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한다. 거대한 몸집을 가져 옆에 다가서기도 무서울 정도다. 생활관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분뇨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하지만 조금만 참고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소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멋진 조련사들과 함께하는 체험 승마도 안성 팜랜드 안에서 놓칠 수 없는 경험 중 하나다. 말에 올라타는 순간 우리가 서 있는 높이보다 3m 더 높은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두려움도 뒤따른다. 하지만 조련사를 믿고 천천히 몸에 반동을 준다면 사극 속에서 능숙하게 말을 다루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바람을 따라 물결치는 초록풀바다 
  체험목장에서 동물들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면 초록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초원으로 산책을 떠나보자. 그림 같은 모습을 뽐내고 있는 초원에 가보지 못했다면 안성 팜랜드를 모두 즐겼다고 할 수 없다. 
체험목장에서 초원으로 가는 길에는 바람개비 언덕이 있어 낭만을 더한다. 바람개비 옆의 울타리 너머로 교대로 방목되는 양과 말 그리고 당나귀가 풀을 뜯으며 여유를 즐기고 있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선선한 바람을 따라 춤추는 바람개비를 하나씩 지나치다 보니 무거운 마음과 복잡한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연둣빛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은 건물이라고는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지평선 위로 봉긋 솟은 목장이 두 눈에 가득 담긴다. 해질녘에는 초원 위로 붉게 물드는 하늘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튼튼한 다리로 거닐고 있는 말들을 보자면 제주도에 온 듯한 착각도 든다. 30만 평이나 되는 목지에는 곳곳에 호밀, 옥수수, 유채를 비롯한 다양한 사료작물들이 심어져 있는데 모든 풀이 사료와 동물들의 먹이가 된다. 이곳에의 모든 것이 나름의 쓰임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득한 안성 팜랜드는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 명소로 손꼽힌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배우 장동건이 파티를 열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여전히 의자와 책상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파티 장소로 방문하여 추억을 쌓아 보는 게 어떨까.
 
  초원을 지나면 진한 초록빛의 호밀밭이 펼쳐진다. 안성 팜랜드의 호밀밭은 전국에서 제일을 자랑한다. 지금은 허리까지 자랐지만 수확기를 맞기 전인 5월과 6월에는 사람의 키를 따라 잡아 푸르름이 절정을 이룬다. 사람들은 끝없이 펼쳐진 호밀들 사이에서 군데군데 보이는 미루나무와 소나무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춘다. 호밀밭을 둘러보고 다시 목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십 여분 남짓 되는 짧은 코스로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천천히 거니는 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발걸음에 맞춰 바람이 불면 호밀들이 뒤엉켜 춤추는 소리가 듣기 좋다. 
 
  쌓여만 가는 과제, 주변 사람들과의 복잡한 관계, 도심 속 탁한 공기, 아무도 모를 나만의 고민과 스트레스에 지쳐만 간다면 이번 주말에는 잠시나마 이곳을 찾아 생기와 여유를 되찾아보자.
 
■체험정보
- 입장료 10,000원
- 체험 시간 10:00 - 18:00
■교통정보
- 기차 : 평택역
  (안성행 시내버스로 30분)
- 시내버스 : 1-3. 50, 70, 380번
  (롯데마트에서 택시로 5분)  
- 시외버스 : 대림동산 하차
  (대림동산에서 택시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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