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넥슨 게임을 접해봤을 것이다.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 <메이플 스토리>, <바람의 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굵직굵직한 한국게임들을 만들어낸 넥슨에서 황성조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냉동차의 얼음을 깨는 일부터 고양이 사료 운반, 졸업식에서 꽃 판매까지. 황성조 동문(행정학과 06학번)은 접하지 않은 알바가 없다. 다양한 사회경험과 게임에 대한 열정을 필두로 그는 게임회사 넥슨의 취업문을 두드렸다. 입사 이후 <메이플 스토리>의 운영 및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넥슨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넥슨은 게임별로 부서가 나뉘어 있는데 나는 <메이플 스토리>부서 내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여러 업무가 있지만 콘텐츠를 기획하는 게 내 업무다. 콘텐츠란 <메이플 스토리>의 퀘스트나 캐릭터 설정부터 맵과 아이템 디자인까지 게임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다. 유저가 특정 아이템을 얻게 되면 얼마나 강해지는지, 해당 아이템의 효과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 등을 기획한다고 할 수 있다.”

  -게임별로 부서가 구분되는 체계가 독특해 보인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부터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를 포함한 게임별로 부서가 구성돼 있다. 각 부서 산하에는 디자인, 프로그래밍, 기획팀 그리고 사운드 팀이 있다. 이렇게 4팀으로 한 부서가 꾸려졌을때 게임을 제작하고 기획하는 체제가 마련된다. 게임의 특성에 따라 부서 내 팀 구성이 다르기도 한데 <메이플 스토리>는 이벤트가 많아서 이벤트 팀도 따로 있다.”

  -게임회사 입사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에는 각종 대기업과 공기업을 지원하면서 취업을 준비했지만 서류전형에서 연달아 탈락하다 보니 문제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 그러던 중 인재개발센터 직원 분에게 자기소개서를 첨삭 받았는데 자기소개서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던 어느 날 게임을 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 이후로 게임회사에 초점을 맞춰 취업을 준비했다.”

  -그중 특히 넥슨에 지원하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
  “어렸을 적부터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을 가리지 않고 게임을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그런데 내가 했던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같은 게임들이 전부 넥슨 게임이더라.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한창 <메이플 스토리>를 하기도 했다. 게임을 했던 경험이 워낙 다양한 것도 넥슨을 지원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취업준비의 방향이 크게 바뀌었을 것 같다.
  “학부 마지막 학기 때 막연하게 취직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다 게임회사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준비를 한 기간은 6개월 남짓이었다. 그 이후로 블로그에 게임 분석 글을 올리고 포트폴리오도 만들면서 게임회사 입사를 준비했다.”

  -짧은 기간 내 취업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
  “게임 업계는 상시채용이 잦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공채만 준비하는데 나는 상시채용을 공략했다. 회사에 대한 애착만 있다면 상시채용 일정을 확인할 수 있고 경쟁률도 공채보다 훨씬 낮다. 매일 홈페이지를 들어가 확인을 해야 하기에 상시채용으로 지원하면 회사에 대한 열정을 인정받기 쉽다. 6번 만에 합격했는데 그 중 공채는 단 한 번이었다.”

  -넥슨 최종합격으로까지 이어진 본인의 강점을 말해준다면.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탈을 쓰고 홍보를 하는 일부터 냉동차의 얼음 깨는 일까지 학부시절 생소하다는 알바는 다 해봤다. 알바경험이 업무 자체에는 큰 도움이 안 되지만 다양한 경험의 폭이 넥슨의 인재상에 부합했던 것 같다. 다양한 일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사람을 허물없이 편하게 대할 수 있었던 점을 높이 사지 않으셨나 싶다.”

  -게임회사 입사과정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서류전형과 세 번의 면접을 거친다. 독특한 건 서류와 함께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다. 내가 혼자서 기획한 게임에 대한 소개나 시중에 있는 게임의 장단점을 작성한 게 게임회사 포트폴리오다. <메이플 스토리> 같은 게임은 캐릭터, 세계관 같은 구성 요소가 많아서 이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유의할 점이 있나.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자기소개서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게임회사 준비를 결심하고 처음 썼던 자기소개서를 우연히 봤는데 게임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 보니 억지스러운 게 보이고 내가 봐도 너무 못썼더라.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재미있게 쓰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을 것 같다. 나도 넥슨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적성과 업이 일치하는 삶을 사는 황성조 동문의 회사생활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그가 <메이플 스토리>기획팀과 함께한 지도 벌써 일 년 반. 자유분방한 사내 분위기는 그가 근무를 즐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게임회사인 만큼 사내 분위기도 자유로울 것 같다.
  “복장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다. 옷장에 정장이 두 벌밖에 없다.(웃음) 조직 체계가 수평적인 편이어서 팀원들끼리 형, 동생 하면서 지낸다. 의견을 개진하는 데 부담도 없고 실제로 내 의견이 잘 받아들여지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이런 사내 환경에서 근무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넥슨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회사 특성상 게임하는 게 업무일 것 같은데.
  “게임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 과정상 당연히 게임을 해야 한다. 게임에 새로 필요한 콘텐츠를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그 게임의 모든 부분을 알 필요가 있다. 콘텐츠를 반영한 후에는 직원들이 직접 게임을 하면서 패치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업무 외적으로는 주말에도 6시간 정도 게임을 하는 편이다.”

  -본인이 기획했던 콘텐츠가 실제로 반영됐던 적이 있는가.
  “작년에 <메이플 스토리> 10주년을 기념해 <제로>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초안을 잡고 디자인 회의를 거쳐 성격을 부여하고 사운드를 입히는 과정까지 참여했다. 캐릭터를 제작하고 10주년 행사 때 프로모션 영상을 통해 유저들 앞에 <제로>라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때 몰래 숨어서 유저들의 반응이 살펴봤는데 유저들이 캐릭터가 좋다고 수군수군하는 얘기를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었다. 머릿속에서 상상만 하던 것을 게임 속에 실제로 구현시키니 참 뿌듯하더라.”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을 텐데.
  “내가 처음 기획했던 이벤트가 <메이플 스토리>에 반영됐을 때 게시판에 달린 첫 댓글이 그 업데이트에 대한 욕이었다. 그 때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었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지금은 적응이 됐는지 팀원끼리 악플이 얼마나 많이 적혀있는지를 장난스럽게 묻기도 한다.(웃음) 선플이든 악플이든 게임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근무는 바쁜 편인가.
“게임별로 패치(업데이트) 시기가 다른데 패치 시기가 다가오면 야근이 잦아진다. <메이플 스토리>의 경우 어린친구들이 주로 게임을 하다 보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가장 큰 성수기다. 이때 대규모 패치가 이뤄지고 평소보다 야근이 잦아지게 된다.”

  -게임 회사인 만큼 보안이 철저해 보인다.
  “넥슨의 경우 게임에 관한 정보 하나하나가 자산이고 회사 운영에 크게 작용한다.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실수로 유출되면 회사 이미지도 말할 것도 없이 실추된다. 그렇다보니 회사 차원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관리가 굉장히 철저히 이뤄진다.”

  -회사 복지제도에 대한 소개를 해준다면.
  “우선 넥슨 마일리지는 상, 하반기마다 직원에게 주어지는 복지카드로 일정 금액을 쓸 수 있다. 쇼핑을 해도 되고 학원을 다녀도 된다. 북 포인트로는 원하는 책을 살 수 있는데 구입한 책을 읽고선 회사에 감상평을 제출해야 한다.(웃음)”

  -회사건물 1층에도 독서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게 신기하다.
  “회사에 있다 보니 경험의 폭이 제한적이다. 그렇다보니 회사 차원에서 문화생활을 장려하는 편이다. 책, 영화, 뮤지컬 등의 간접경험을 통해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너무 초조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주위의 시선에 연연하지 말고 가끔은 여유롭게 노는 것도 좋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자신의 목표를 뚜렷하게 잡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유롭게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소식이 들릴 거다.”
 
 
 
  기업탐구생활 : 넥슨
 
  넥슨은 게임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재미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기업이다. 창의성과 도전 정신, 고객 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1994년 설립된 넥슨은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상용화한 이래 국내 최고의 게임 개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세계 최초 인터넷 퀴즈 게임인 <퀴즈퀴즈>를 통해서는 부분 유료화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내기도 했다. 이후 <메이플 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던전 앤 파이터>, <피파 온라인 3> 등의 히트작을 발표해낸 넥슨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진출해 <판타지 러너스> 등의 게임을 히트시키고 있다.
 
  넥슨은 전 세계 110여 개국에 진출해 66개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며 14억 명의 사용자 계정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 시장 발굴은 1997년 바람의 나라를 미국에 수출하며 시작됐다. 현재는 전체 매출의 72%가 해외 매출이며 2013년 해외 매출은 1조 185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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