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 보름이 지났다. 사망자 수는 이제 200 명을 넘었고, 여전히 80여 명이 실종상태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은 이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노란 리본을 달았고, 여러 지역에 합동 분향소가 마련되어 조문객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특히나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이라 그 죽음이 더 슬프고 미안하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 함께, 계속해서 이슈가 되는 것은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냐 하는 것이다. 여러 언론들은 계속해서 세월호 사고가 ‘인재’였다면서 그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 역시 세월호의 선장에게 책임을 묻고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발표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세월호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무책임함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과연 세월호 사고의 책임이 선장에게만 있는 것일까? 선장을 처벌한다고 해서 앞으로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걸까?
 
  사고의 원인을 선장뿐만 아니라, 선주와 선사, 해경 그리고 구조업체에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들도 있다. 세월호의 화물을 적재할 때,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못했고 권고 적재량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실었다고 한다. 또한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도 덜 채워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배가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 화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침몰한 것이다. 그리고 침몰 당시, 해경의 부실한 초기 대응, 자체 매뉴얼도 무시한 구조작업 등도 사고가 커지게 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과거 정부가 노령선박의 기준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해, 일본에서 18년 동안 사용되던 세월호가 한국에서 운항할 수 있었던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분석들은 선장의 비도덕성과 무책임함에 대한 비난보다 더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위의 열거된 원인들을 해결한다면 앞으로 세월호와 같은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위에 열거된 원인들은 따로 떨어져 서로 다른 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슷한 맥락으로 존재한다. 사람들의 안전이나 생명 혹은 삶의 질, 행복한 삶보다 경제적인 이익이 더 우선되는 사회 분위기가 그것이다. 누군가는 이를 신자유주의라고 표현하지만, 거창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재 상황인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2009년 정부는 노령선박의 기준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시켰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기업정책은 배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이나 편의를 생각하지 못했고 사고의 위험을 심각하게 증대시켰다. 또 세월호의 승무원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이었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선장조차도 1년 임기 단기계약직이었고 낮은 임금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런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 많은 이윤과 효용을 낳기 위해 노동을 유연화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에서 노동의 가치나 인간적인 대우가 사라진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생활의 많은 영역이 경제 원리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많은 가치들이 사라지거나 희생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는 이런 사회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표출되면서 발생한 사고일 것이다. 사고 자체는 우연히 일어났지만 이 우연을 만든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존재한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찾을 때, 단편적인 부분들만 해결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극단적인 이윤 추구로 다양한 가치들을 없애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끝으로, 사고로 희생된 세월호 승객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박휘준 학생
사회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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