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난해 한창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성나정(고아라 분)은 연세대 농구부 이상민 선수의 광팬으로 나옵니다. 또한 칠봉이(유연석 분)는 연세대 야구부 선수로 많은 인기를 얻는 역할이죠. 이처럼 90년대는 대학스포츠의 전성기였습니다. 비록 아마추어였지만 경기장에는 많은 팬들이 찾아왔고 TV에도 대학스포츠가 심심치 않게 중계됐죠.

  2000년대 접어들면서 종목을 가릴 것 없이 대학스포츠가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대학스포츠의 주요 팬 층인 대학생들이 각자 스펙 쌓기 바빠서일까요? 더 이상 대학생 선수들의 경기에서는 팬들의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덩달아 TV에서 대학스포츠가 방영되는 것이 아주 신기한 일이 돼버렸죠.

  지난 2월 기자가 제30회 MBC배 수원시 전국대학 농구대회에 취재를 갔었을 때도 이런 분위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넓은 체육관 안에는 학부모, 농구 관계자, 기자가 대부분이었고 순수하게 대학농구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팬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기자는 대학스포츠의 침체를 몸소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걱정에 잠겼습니다. 대학스포츠가 침체되면 대학스포츠의 발전은 장담할 수 없을 것 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래에 분데스리가 혹은 KBL에서 활약할 수 있는 우리의 선수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지난 3일 중앙대의 대학농구리그 첫 번째 홈경기에 취재차 갔다 오면서 걱정을 어느 정도 덜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농구를 보러 왔으며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경기를 열광적으로 응원했습니다. 예전의 농구대잔치 때만큼은 아니지만 대학스포츠가 어느 정도 흥행을 위해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임을 느낄 수 있었죠.

  첫 번째 홈경기라는 단추는 잘 꿰었습니다만 약간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막 개업한 가게에도 소위 오픈빨(?)이라는 것이 있듯이 첫 경기였기 때문에 흥행한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중간고사 기간이 지나고 나서도 학생들이 꾸준히 경기장을 찾아줄 지 의문입니다.

  우리는 국제대회를 TV로 볼 때 우리 선수들이 부진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국가에서 지원을 안 해줘서 그런 거지.” “역시 우리나라 스포츠는 국가경쟁력이 없어.”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다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을 할 때만 우리나라 스포츠를 걱정하는 척하는 건 아닐까요. 그들이 그리고 우리가 단 한 번이라도 아마추어, 대학스포츠에 관심을 가졌었더라면 과연 그들이 걱정해야 하는 일들이 도래했을까요? 대학스포츠 더 나아가 아마추어 스포츠에관심의 손을 내밀어 주시길 바랍니다.

대학보도부 차장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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