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교내 음주 자체가 불가능
안전, 소음, 환경 문제도 발생해 
 
  낭만의 계절, 봄이다. 휘날리는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보고 있노라면 울렁이는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봄을 만끽하고자 하는 서울캠 학생들은 삼삼오오 소위 ‘빼빼로 광장’이라 불리는 중앙마루로 모여든다. 물론 이 좋은 날에 술을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의 양손에는 한 보따리 안주와 술이 가득하다. 흐드러진 벚꽃 아래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다 보면 학생들은 어느새 술이 아닌 추억을 마신다. 
 
  청춘의 낭만에 지나치게 취해버린 탓일까. 일부 학생들의 무분별한 교내 음주로 인해 캠퍼스도 덩달아 울렁이고 있다.
 
  기분 즐기려다 몸 상하는 경우 생겨= 공식적으로 교내 음주는 불가능하다. 2011년 마련된 캠퍼스 관리 규정 제3조 1호를 따르면 캠퍼스 내 야외 취식·음주 및 소란행위는 계도·단속 대상이다. 
 
  교내 음주를 금지하는 규정이 마련된 주된 이유는 교내 음주 후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캠 총무팀 최웅규 팀장은 “예전에 공대 어느 학생이 술을 마시고 창문에 걸터앉아 있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며 “교육기관 내에서 무분별한 음주 후 부상까지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마루의 경우 학생들이 음주 후 그 자리에서 취침하는 경우도 있어 안전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 
 
  지나친 음주 후 건강센터를 찾는 학생들도 많다. 실제로 지난학기 인문대의 한 여학생이 대낮에 만취한 채로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던 적이 있었다. 이에 시설관리팀과 건강센터에서 출동해 학생을 건강센터로 데려가 안정을 취하게 했다. 서울캠 건강센터 송정희 팀장은 “음주 후 다치거나 정신을 못 차린 학생들이 건강센터를 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엔 정겨운 대화, 남이 보기엔 고성방가= 술자리가 무르익어갈수록 학생들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진다. 중앙마루의 경우 학생들이 술을 마시며 노래를 틀어놓는가 하면 직접 기타를 들고 와 연주하며 노래하기도 한다. 10인 이상 규모의 학생들은 왁자지껄 술게임을 하며 벌주를 마시는 친구에게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준다. 이에 중앙마루와 가까운 교양학관(107관)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물론 교양학관에 연구실이 위치한 교수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교양학관에서 강의를 진행 중인 교양학부 A교수 는 “요즘 날이 더워져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깥이 너무 시끄러워 수업에 방해된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한 교양학관에 연구실이 있는 B교수는 “교양학부 교수들은 교양학관에 연구실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밤새서 논문을 쓸 때가 있는데 새벽 3시까지도 학생들이 술게임을 하며 소란스럽게 해 작업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음주 후 남겨진 불편한 흔적= 한바탕 흥겨운 술자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허무함과 함께 쓰레기 한 무더기가 남는다. 남겨진 쓰레기를 치우는 몫은 고스란히 담당 환경미화원의 몫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술자리를 갖는 중앙마루의 경우 오전 6시 30분부터 청소를 시작해도 오전 11시는 돼야 청소가 마무리된다. 
 
  청룡연못 및 중앙마루를 포함한 정문 일대를 청소하는 유문상 환경미화원은 “중앙마루의 경우 매일 아침 큰 쓰레기봉투 25~30개를 가득 채울 만큼 쓰레기가 쌓인다”며 “술을 마시는 건 좋지만 마시고 난 뒤 뒷정리할 때 분리수거를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이 음주 후 뒷정리를 하고 간다. 하지만 뒷정리 없이 몸만 ‘날르는’ 일부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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