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봉착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나는 너를 이만큼 사랑하는데 왜 너는 그렇지 않니’라는 것이죠. 주는 건 있는데 받는 건 없다고 느끼면 여간 좌절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좋아서 시작했고 열정을 쏟았지만 서운함이 커지면 마음은 잿더미의 마지막 불씨처럼 사그라지기 마련이죠.


  비단 연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열정이라는 연료는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이 역시 무한한 것이 아니죠. 이 때문에 옆에서 후후 불며 부채질을 하거나 장작을 더 공급하지 않는다면 쉽게 꺼질 수 있습니다. 열정을 쏟은 데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문화부 ‘스낵 컬쳐’ 기획을 하며 학내에서 영상을 만드는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스펙을 위해서라기보단 그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었죠. 인디가수들을 카메라에 담는 신문방송학부의 ‘도란도란’과 웹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닥치고 큐’, 그들은 이미 큰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도란도란의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6천을 넘기기도 했고 판도라 TV의 인기영상에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닥치고 큐의 경우 네이버 TV 캐스트에 실려 명성을 얻었죠.


  하지만 이들의 열정에 뒤따르는 대가가 너무나도 컸습니다. 영상을 제작하는 데 있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그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촬영마다 필요한 비용을 각자의 자비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도란도란의 경우 인당 5만 원은 기본. 그렇게 빌린 두 대의 카메라로 수십 번을 찍어야 합니다. 후원을 받기 위해 여기저기 기획서를 보내봤지만 감감무소식입니다. 아마추어 대학생들이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닥치고 큐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소셜 펀딩으로 제작비를 조달했지만 과정이 오래 걸릴 뿐더러 지속적인 제작이 어려웠습니다. 매 회 제작비 확보가 일정치 못해 제작마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는 현실이죠.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잡히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에 타격이 큽니다. 보통 한 번 촬영에 필요한 제작비는 40만 원. 배우들의 연기, 날씨, 촬영 조건이 모두 다 맞을 때 얘기입니다. 하나라도 어긋나 재촬영을 하게 되면 두 배가 들게 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양쪽 다 여건의 문제로 한동안 제작을 못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비용이라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자격증과 어학시험만이 학생들의 목표가 아닙니다. 학교는 모든 이들의 꿈을 똑같이 존중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감당해야 한다는 태도가 혹여나 그들의 열정에 물을 뿌리는 일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뜨거움이 사라지는 대학사회에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열정입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어려움에 부딪히면 바로 내일도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죠. 이들의 열정에 부채질이 필요해 보입니다. 언젠간 바닥날 여느 연료처럼 그들의 뜨거움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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