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 출신 프로선수들이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중이다.

▲ 중앙대 선수가 자유투를 성공하자 관중들이 환호한다.

 

▲ 허석진 선수(스포츠과학부 3)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학농구리그 홈경기 스케치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March Madness’(3월의 광란)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3월의 광란’이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가 이뤄지는 3월을 일컫는 말이다. 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는 아마추어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리그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지난 3일 안성캠에서는 이에 못지않은 ‘4월의 광란’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2014 KB 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중앙대와 조선대의 경기가 안성캠 체육관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침체돼 있던 대학농구리그가 올해 어떻게 광란의 현장으로 바뀌었는지 밀착취재 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들
  오후 1시 30분. 안성캠 체육관에 여러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올해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대학농구리그 중앙대학교 서포터즈 ‘파란’에 소속된 중앙대 학생들이다. 대학농구리그가 개막하고 처음으로 맞는 홈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열심인 모습이다. 관중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체육관 입구에 부스를 설치하고 경기장 곳곳에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기 30분을 앞두고 관중들이 체육관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관중들은 이벤트 부스에서 서포터즈가 준비한 포스트잇 이벤트에 참가하고 응원도구를 챙겨 체육관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15분 뒤 관중들이 점차 늘기 시작하더니 심지어는 서포터즈가 준비한 입장권 200장이 모두 바닥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흥행대박의 예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경기장 내부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이날 경기에 지난 시즌 KBL 최우수 선수에 뽑힌 김선형 선수(사회체육학과 07학번, 서울 SK)가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박병우 선수(사회체육학과 08학번, 원주 동부)와 경기장을 찾은 것. 이에 많은 후배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수들과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하고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 

치열한 경기의 시작
  이날 경기의 시작은 지난해 중앙대를 졸업하고 현재 프로에서 뛰고 있는 전성현 선수(사회체육학과 10학번, 안양 KGC)의 시투로 시작됐다.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진행돼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경기 초반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서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간 탓인지 저학년 선수들이 실책을 연발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하지만 이호현 선수(스포츠과학부 4)가 공격을 주도하며 추격했다. 이호현 선수는 2쿼터까지 12득점을 몰아넣으며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허석진 선수(스포츠과학부 3)도 교체선수로 들어와 전반전에만 11득점을 올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2쿼터 초반 이호현 선수의 동점 3점슛이 터지고 이재협 선수(스포츠과학부 4)의 멋진 블록슛이 터지자 선수들은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멋진 활약에 관중들도 열광적인 응원으로 보답했다. 관중들이 체대 학생들로 주축이 된 응원단의 구령에 맞춰 ‘디펜스! 디펜스!’를 외치는 모습은 프로경기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다. 관중들은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감탄하고 아쉬워했다. 이전부터 홈경기를 자주 찾아왔었다는 박종호 학생(공예전공 3)은 “오늘처럼 사람들이 많이 와서 같이 응원하니까 더 재밌는 것 같다”며 “이런 단체응원이 있어야 선수도 힘이 나고 분위기도 좋아져 홈팀의 이점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치열하게 득점을 주고받는 공방전 중간에 작전타임이 불렸다. 작전타임 시간에는 3명의 학생들이 나와 남학생은 3점슛을, 여학생은 자유투를 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남학생이 던진 공이 골대에도 다다르지 못하자 많은 학생들은 즐거워하기도 했다. 2쿼터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는 농구에 관한 간단한 O/X 퀴즈를 통해 학생들에게 경품을 주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 작전타임 시간, 관중이 서포터즈가 준비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서포터즈들은
경기 진행 위해 동분서주

선수들은
멋진 플레이로 응원에 화답

학생들은
대학농구의
묘미 몸소 느껴

3~4쿼터 그리고 승부의 연장전
  다시 경기로 돌아와서 중앙대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이호현 선수가 3점슛을 넣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3쿼터 중반 이호현 선수가 공을 띄어 올리자 골밑으로 달려 들어가던 이재협 선수가 멋진 엘리웁으로 연결한다. 그 순간 체육관의 모든 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후 양 팀은 물고 물리는 추격전을 펼치면서 관중들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했다. 

  경기 종료 30초 전 중앙대는 처음으로 리드를 빼앗기며 수세에 몰렸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18초 전 이호현 선수가 70-70을 만드는 중거리 슛을 꽂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조선대의 공격이 무위에 그치며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전에선 이호현 선수와 조의태 선수(스포츠과학부 3)가 8득점을 쓸어 담았다. 특히 조의태 선수는 본인이 4쿼터까지 기록한 5개의 실책을 만회라도 하듯이 4득점과 2개의 결정적인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연장혈투의 종지부를 찍었다.

경기 종료, 그 후
  중앙대의 짜릿한 승리가 확정되는 버저가 울리자 약 350여 명의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명승부를 직접 눈으로 본 학생들은 이날 경기의 흥분을 그대로 간직한 채 캠퍼스로 돌아갔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중앙대 선수나 감독 모두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농구부 김유택 감독은 “저학년 선수들이 여유가 있을 때는 실력 발휘를 잘하는데 오늘은 관중이 많아 저학년 선수들이 얼었다”며 “실책이 많이 나와 게임내용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록 게임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첫 홈경기는 성공적이었다. 대학농구리그 중앙대학교 서포터즈 ‘파란’ 김두호 팀장(정치외교학과 4)은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흥행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로에 진출한 중앙대 출신 선수들도 이날 홈경기의 분위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성현 선수는 “오는 길에 보니 플래카드도 많이 걸려 있고 농구를 알리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서포터즈도 생기고 아나운서가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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