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관만 지어지면 모든 게 해결돼!” 
 
  강의실에 자리가 부족해 서서 듣는 학생들의 아픈 무릎도 치유해주고, 콜센터를 연상시키는 공동연구실 속 칸막이에 갇힌 교수님의 시야도 틔워주는 310관. 심지어 연구력을 강화하는데도 이만한 보약이 없습니다.
 
  취재과정에서 310관이 공간 부족의 대안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너 나 할 것 없이 ‘310관 만병통치설’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엔 그 가설이 자칫 위험해 보였달까요. 너무나 당연해져 버려 타당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310관이 답이라며 말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우리가 310관을 이렇게 믿어도 되는 것일까요.
 
  이내 법학관 내 중앙 계단이나 엘레베이터 앞이 사람들로 붐비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법학관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면 수업 10분 전에는 가야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강의실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죠. 이 일은 분명 공간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얼핏 310관 건립이 해결책인 듯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요? 
 
  통행장애는 법학관에 수업이 있는 학생들 혹은 지하 1층과 6층을 오가는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것입니다. 경영경제계열이 310관을 사용하더라도 다른 학과 수업이 법학관을 다시 채우게 될 것이죠. 즉 법학관을 이용하는 학생 수가 많아서라기 보단 법학관 자체의 통행로가 좁고 엘리베이터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310관이 생긴다 해도 통행장애를 막을 순 없습니다.
 
  법학관 통행장애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행로 다양화를 통해 유동인구를 분산시키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중앙 계단 대신 측면 계단을 이용하도록 학생들을 유도하는 것과 오는 6월엔 법학관 측면에서 이뤄지는 엘리베이터 설치도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학교에 새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파이퍼홀은 가장 최근 새단장한 건물이고 바로 옆의 102관도 아주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는 새 건물입니다. 간호대와 약대를 위해 지어진 건물이죠. 사실 조금 얄미웠습니다. 법학관과 서라벌홀, 봅스트홀은 압력밥솥과 같은 처지에 놓였는데 파이퍼홀과 102관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여유로울 테니까요. 결과적으로 새 건물이 들어선다 해도 한 쪽에선 여전히 공간부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310관이 지어진다면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줄지 궁금합니다. 현재 310관의 정식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영경제관’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경영경제계열 학생들이 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 사회대와 인문대, 공대 학생들은 초조하게 공간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은 법학관이나 봅스트홀을 이용하면서 지칠 대로 지친 학생들입니다. 310관이 만병통치약이 되기보단 학생과 교수에게 공평하게 분배되면서도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확실한 대안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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