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소재 모 여대 신입생의 언론사 투고로 인해 대학 내 군기문화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제를 지적받은 몇몇 대학의 경우 선후배 간 다나까 사용 및 90도 인사 강요, 학과 행사 참석 의무화, 화장 및 복장 제한, 얼차려 등 군대에 버금가는 규칙이 강요되고 있었다. 전공지식을 습득하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진학한 대학에 존재할 이유가 없는 문화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대학의 학과에선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대학 내 군기문화를 없애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이미 굳어진 강압적인 관계 속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다. 내부 고발자가 있다고 해도 ‘색출하겠다’거나 ‘큰 불이익을 주겠다’는 위협이 뒤따른다. 이미 당연한 문화로 굳어져 버린 것도 문제다. 부조리한 행태를 당연시 여기는 문화 속에서 피해자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당위를 부여하고 가해자로 변모한다.
 
 중앙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4월 안성캠 예술대 치어리딩 연습이 논란이 됐다. 연습 과정에서 발생한 강압적인 위계질서와 의무적 참여 제도, 지나치게 긴 연습시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사건이 보도 된 후 예술대 측은 개선 의지를 밝혔다. 현재 예술대 소속 학과들은 치어리딩 참석 여부나 연습 시간 조정 등의 개선책을 시행중이라고 한다.
 
 수평적 의사구조와 자유로운 소통이 강조되는 요즘,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남아 있는 대학 내 군기문화는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전해져 내려온다고 모두 전통은 아니다. 도의에 맞지 않는 오래된 관습은 과감히 뽑아내고 새로운 전통을 세워야 한다. 해당 단위의 자정을 바라며 수수방관하기 보단 중앙대 구성원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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