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바우 횟집에서 10년째 회를 뜨신 이경웅 실장님

수없이 바뀌는 학교 앞 가게들과 다르게 변함없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곳이 있다. 이형림 사장이 운영하는 물바우 횟집이다. 물바우 횟집은 1993년에 처음 문을 열어 올해 21년째 영업 중이다. 조그맣게 시작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20여 개의 테이블이 있는 지금의 가게가 됐다.

 


물바우 횟집이 중앙대 후원의 집이 된 것은 작년 2월로 일 년 남짓 됐다. 기부에 생각이 있던 차 지인의 소개로 후원의 집을 신청했다. 지난해로 세 아들 모두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멋쩍게 웃는 이형림 사장은 중앙대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고 말했다. 장장 21년에 걸쳐 중앙대 학생들과 교수들을 만난 만큼 그에게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90년대 중앙대 학생들은 요즘과 어떻게 달랐는지 묻자 이형림 사장은 “그때는 살벌했다”며 운을 뗐다. 선·후배 간의 규율이 엄격했다는 것이다. 선배가 후배를 혼내는 모습이 그때는 흔했고 선배의 권위에 눌려 겁에 질린 후배들의 모습도 자주 보였다고 회상했다. 또 학과끼리 기 싸움도 왕왕 있었는데, 거의 술을 마시다가 옆 테이블에서 자신의 학과에 대해 하는 안 좋은 소리를 못 참고 싸운 경우였다.

 


그에 비해 요즘 중앙대 학생들은 “순하다”고 했다. 예전처럼 선·후배 관계가 수직적인 것 같지 않고 꽤 평등해 보인다는 것이 사장님의 관찰 결과다. 또한, 술도 그때만큼 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단골손님들도 많다. 몇 년씩 가게를 온 손님들이 많아 어느새 이들의 취향을 꿰고 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손님에게는 초장을 좀 더 맵게 해서 주거나, 채소를 좋아하는 손님에게는 상추를 더 주는 것이다. 학생 때 처음 가게를 찾았던 손님이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가 돼 다시 오기도 했다. 가게에 와서 “아직도 장사를 하시느냐”고 했을 때는 재밌었다고 했다. 또한 한 학생이 가게에 와서 자신의 취업 사실을 알릴 때에는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세월에 따라 손님들의 모습은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있다. 싱싱한 회를 만들기 위한 사장님의 노력이다. 이형림 사장은 강릉에서 횟감을 구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산지인 남해, 여수, 고흥까지 내려가 직접 횟감을 공수하기도 한다. 이형림 사장님은 “이쯤되니까 손님들이 다 가족 같다”며 “항상 싱싱한 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