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이야기’에서는 외국인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와는 다른 외국의 문화를 보여주려 합니다. 이번 호는 ‘연애문화’를 주제로 사랑과 연애에 관한 유럽 학생들의 색다른 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봤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다. 바로 ‘사랑’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아마 마찬가지일 거다. 하지만 문화마다 사랑하는 방식과 그 형태에는 차이가 있다. 세 명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의 연애문화를 들어봤다.
 
  -자국에선 이성친구를 어떻게 만나는 편인가.
  펠릭스 독일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이나 대학교에서 인연을 찾는다. 나이와 관심사가 비슷한 대학친구들과 사귀는 경우가 많지만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만나야 하니 불편하기도 하다. 소개팅이나 클럽, 파티에서 이성을 만나기도 하는데 우리 삼촌도 숙모를 파티에서 만났다고 한다.(웃음) 그런데 요즘은 온라인 소개팅을 통해 만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쳉웨이 오스트리아도 같은 유럽 문화권에 속해 있어 연애 방식이 비슷하다. 하지만 클럽이나 파티에서 만나는 사람과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긴 힘들더라.
  카르멘 네덜란드에서도 직장이나 학교 동아리에서 연인을 만나는 편이다. 연합동아리에서도 이성친구를 사귀는 경우가 많은데 전 남자친구와도 그곳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선 보통 24살 때쯤 결혼하는 경향이 있어 대학생 때 만난 이성친구와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는 결혼을 언제쯤 하나.
  펠릭스 독일도 결혼적령기가 늦춰지고 있다. 네덜란드만큼 빠르진 않은데 보통 26살부터 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유럽에선 결혼에 대한 압박감이 별로 없어 내가 결혼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하면 된다.(웃음) 결혼을 해도 이혼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은 남녀관계에서 결혼이 예전만큼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쳉웨이 아시아 문화권의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유럽인들은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 오스트리아인들은 네덜란드나 독일에 비해 결혼을 늦게 하는데 30살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커플들은 결혼 전 연애기간이 5년 정도 되더라. 
  카르멘 네덜란드도 3,4년 정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연인이 결혼 전에 동거를 먼저 선택한다는 것이다. 서로가 함께 생활하기에 정말 맞는지 알기 위한 과정이다. 
 
 
  세 명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유럽에서는 어떻게 이성을 만나 연애를 하는지 들으며 한국과는 다른 그들의 문화를 알 수 있었다. 그러다 연애문화가 다른 유럽에서는 이성을 만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미적 기준과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이성을 만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카르멘 함께 있을 때 매력이 흘러넘치는 사람이면 된다. 인종이나 배경과 관계없이 끌림이 있는 사람과 교제하고 싶은 게 내 바람이다.
  펠릭스 성격도 중요하지만 관심사가 같은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과는 이야깃거리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웃긴 사람을 선호하는 편이라 유머러스한 사람과 사귀고 싶다.
  쳉웨이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사람과 교제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유치하다고 하는데 여자친구라면 유치한 모습도 좋아해줘야 하지 않을까. 굳이 남성적인 척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이상형이다.

  -연애에 있어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가.
  쳉웨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지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외모보다는 내면을 더 중요시한다. 짧은 만남을 원한다면 외모를 많이 보겠지만.(웃음)
  카르멘 나도 그렇다. 외모가 첫인상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요소지만 교제를 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펠릭스 두 친구와는 달리 나에게는 외모가 중요하다. 누군가를 만날 때 외모가 별로라면 관심이 아무래도 덜 간다. 그렇다고 내가 외모지상주의자는 아니고 개인적인 취향이 있어서다. 물론 외모 이외의 성격과 관심사도 교제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의 기준도 한국과는 다를 것 같은데.
  쳉웨이 이건 어느 나라를 가든 공통적이겠지만 얼굴이 대칭인 사람을 대체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기더라. 그래서인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고른 치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미용을 목적으로 치아 교정을 한다.
  펠릭스 독일 사람들은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여자를 정말 좋아한다. 독일의 톱모델인 하이디 클룸만 봐도 그런데 그런 여자가 독일의 전형적인 미의 기준이다.
 
  -나이 차이는 상관없나.
  카르멘 네덜란드 여자들은 보통 2,3살 연상의 남자를 선호하더라. 하지만 내 친구가 지금 연하인 남자친구와 교제 중인 걸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펠릭스 동갑내기와의 교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생활패턴이나 관심사가 다르니까. 그런데 정말 사랑한다면 나이는 상관없지 않겠나.
  쳉웨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10살 차이까지는 극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이상 차이가 나면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다.(웃음)
 
  -한국에서는 출신 학교를 중요시하기도 하는데.
  쳉웨이 사랑하는데 학벌이 무슨 상관인가. 한국 사람들이 학벌을 중요시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카르멘 네덜란드 여학생들은 남자친구가 어느 정도 공부를 했으면 한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비슷한 지적 수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함께 살아가겠는가.
 
 
  애인을 선택하는 기준은 국가마다 조금씩 달랐다. 각자의 이상형과 함께한 지난 연애의 과정에서 각국 연애문화의 특성을 엿볼 수 있었다. 자신들의 연애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고민하는 세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한국에서는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사귀자’는 말을 먼저 하는데.
  카르멘 나도 교제를 시작하기 전에 정식으로 관계를 규정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고향친구들을 보면 사귀자는 말없이 일단 데이트하며 자연스럽게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계가 진전되는 듯하면 정식적인 교제를 시작하는 것이다. 한국처럼 교제의 시작을 정하진 않는다.
  쳉웨이 오스트리아에서도 관계를 규정짓고 연애를 시작하지는 않는다. 친구들도 뚜렷한 고백 없이 데이트하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교제를 한다고 생각하더라.
 
  -교제 사실을 주위에 알리나.
  카르멘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것은 꺼리지만 친한 친구들에겐 바로 말하는 편이다. 그런데 부모님께 말하기는 쉽지 않더라. 말씀드리기까지 4달이 걸렸다.(웃음)
  쳉웨이 잘 알리지 않는 편이다.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것은 물론 부모님께도 절대 말씀드리지 않는다.
  펠릭스 어떤 친구들은 당당히 공개하고 학교에서 키스도 하더라. 직장에서는 동료의 시선 때문인지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다.
 
  -한국에서는 사귄 날짜를 계산하여 기념일을 챙기기도 하는데.
  펠릭스 독일은 시작한 날을 정하지 않기 때문에 기념일의 기준도 모호하다.
  카르멘 네덜란드 사람들도 교제 시작일을 정하지 않지만 나는 정확히 언제 시작하는지 명확히 하는 것을 좋아한다. 보통은 하루하루를 세지는 않고 한 달이나 1년 주기로 기념하곤 한다. 기념일을 챙기더라도 평소보다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게 전부다.
 
  -한국 커플들을 보며 신기한 점이 있다면.
  카르멘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커플룩이 정말 신기했다. 귀엽기도 하고. 그런데 네덜란드에는 그런 문화가 전혀 없어서 네덜란드에 간다면 조금 우스꽝스럽게 비춰질 수도 있다.
  펠릭스 맞다. 나도 한국에 와서 가장 신기했던 것이 커플룩이었다.
 
  -마지막으로 사랑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쳉웨이 누구나 사랑을 한번쯤은 꼭 경험해 봤으면 한다. 우리를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 아닐까.
  펠릭스 사랑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우리의 인생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활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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