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센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어진(좌), 성정숙(우) 전문 연구원.
대학은 가장 인간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들의 교육현장은 인간의 권리가 존중받지 못하는 무정한 공간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 최초로 대학 차원의 인권센터가 중앙대에 세워졌다. 설립 2년차지만 아직 학생들에게 낯선 인권센터를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성정숙, 이어진 전문 연구원 두 분을 만나보았다.
 
  -인권센터는 어떤 곳인가.
  성정숙 인권센터는 지난 2012년 조직개편으로 성평등 상담소가 확대 개편되면서 세워졌다. 현재 인권센터 아래 성평등상담소와 인권상담소 2개의 부서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가.
  성정숙 인권상담소는 인권침해에 관한 상담, 처리를 기본으로 인권교육, 인권 정책 권고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성평등상담소는 성 관련 문제들의 상담, 사건 지원,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성평등상담소를 찾는 사람이 많은가.
  이어진 성평등상담소는 작년 기준으로 접수된 사건이 35건이고 360회의 상담을 진행했다. 그중 50%는 학생 간의 사건이었다. 성추행 비율이 가장 높지만, 언어 성희롱, 강간, 준강간 등도 존재한다. 예측할 수 있는 모든 성폭력 사건이 학내에도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인권침해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성정숙 인격권 침해가 대표적이다. 인격권 침해는 학생들 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단체 카톡방에서 특정인에게 폭언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진을 인터넷에 무단으로 게재하는 것도 모두 인격을 침해하는 사례다. 또 내부 관행에 의해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도 존재한다. 
 
  -내부 관행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성정숙 학과에서 선배들이 집합을 시키고 얼차려를 시킨다. 가해자들은 오래전부터 해오던 전통적인 행사라고 하지만 신입생들은 이를 위협적이고 치욕적으로 느낀다. 마시고 싶지 않은데 술을 강제로 마시게 하는 강제음주, 사발식 같은 것들도 내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
 
  -성폭력 및 인권침해 사건은 어떻게 처리 되는가.
  성정숙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 먼저 피해자와 조정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합의를 진행한다. 만약 합의가 안되면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한 뒤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인권대책위나, 성평등대책위를 구성해서 징계를 권고하게 된다. 
 
  -학생들이 아직도 인권센터를 찾는데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성정숙 자신의 신상이 밝혀질까 노심초사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상담 하던 학생들도 부담을 느껴서 사건 진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관련 정보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게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모든 절차는 피해자나 신고자의 비밀이 보장되는 하에 이뤄지고 있다. 항상 비밀엄수에 관한 교육을 상담자와 가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학생들이 인권센터를 찾는데 있어 참고할 만한 점은 없는가. 
  이어진 인권센터가 학교 소속 기관이다 보니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될까 의심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처리해 온 사건들과 결과들을 보면 인권센터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자신할 수 있다. 경계하는 마음을 풀고 편하게 오면 좋겠다. 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고 풀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는 곳이니 자연스럽게 다가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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