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곡차곡'의 영화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흑모것

대학생과 지역주민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

건강한 마을공동체를 위해
서로의 이해관계 고려해야

 

  도시에 들어선 빌딩 숲과 아파트 단지, 1인가구의 증가는 도시에서 마을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대학가에도 하숙집대신 원룸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하숙집에서 생활한다 해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정감 있는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팍팍한 타향살이에 내가 살고 있는 곳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한 누가 사는지는 관심 밖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마을’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고향도, 본가가 있는 곳도 아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이들이 만드는 마을공동체의 시작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부터다. 친목이나 취미를 공유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그렇게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면서 지역을 그들의 활동무대로 삼게 된 것이다. ‘흑석동의 모든 것(흑모것)’과 ‘은평 독거청년 네트워크’ 모두 시작은 같은 지역에 사는 청년들이 모이면서 시작된 공동체다. 흑모것 운영자 차승학 학생은 “커뮤니티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보자는 움직임이 지역으로 닿게 되었고 주민과의 교류가 이루어 지면서 마을공동체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 덕분에 마을에도 활력이 돈다. 서울시립대의 ‘동네활력소’ 플레이어 김용운씨는 “대학생들에게 약간의 조건만 주어진다면 지역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인근의 휘경중학교는 학교 이미지가 좋지 못했다. 이를 걱정 하던 지역 주민들이 ‘동네활력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휘경중학교 학생들의 교육을 부탁한 것.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대학생들은 가까운 곳에서 멘토링을 할 수 있고, 주민들 역시 믿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어 양 쪽 모두 기대가 크다.

  작은 프로젝트 팀에서 협동조합으로 성장한 ‘파절이’ 역시 지역과 공동체와 함께한다. 농사지은 작물을 인근 카페에 판매하고 파절이 부엌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요리한 음식을 독거청년들과 함께 나누기도 한다. 서원석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대학생들이 지역에 무관심한 것에 대해 비판이 많았다”며 “청년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공동체가 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순기능 때문에 서울시에서도 마을공동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주미진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박원순 시장이 과거 ‘행복발전소’라는 단체에서 마을의 정류장을 바꾸는 등 작은 부분에서의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름답고 좋게만 보이던 마을공동체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김성윤 강사(사회학과)는 마을공동체를 운영하는 청년들에게 “낭만적인 감정을 가지고 마을공동체 사업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구성원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마을공동체에게 중요한 것은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그들이 가진 가치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을공동체가 겉으로는 아름답고 이상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 접근해 보면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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