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홈페이지 대학 소개란에는 얼마 전 마무리된 기능형 부총장제의 조직도가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대학원란에는 경영경제계열, 자연공학계열 등 계열별 총장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데요. 직제가 바뀌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중앙대 행정직제는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중앙대 행정직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역사를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에는 통합행정이 키워드
  2011년에는 계열별특성화가 핵심
 
  서울캠과 안성캠이 통합되기 전이었던 2009년에는 총장 산하에 5개의 부총장이 존재했습니다. 이전에는 1캠 부총장과 2캠 부총장 그리고 의무부총장이 존재했는데 행정직제 개편으로 1,2캠 부총장은 각각 서울캠, 안성캠 부총장으로 이름이 바뀌고 학교의 관리와 일반 행정을 총괄하는 기획관리본부장, 대외업무와 연구업무를 총괄하는 대외·연구 부총장이 신설됐습니다. 
 
  이 당시 개편의 키워드는 통합행정이었습니다. 부총장 산하에 대부분의 부처를 둠으로써 행정부서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었죠. 대외·연구 부총장직을 신설하여 대외업무처를 아래 두고 기획관리본부장직을 신설해 총무처를 두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부총장 직급을 강화해 하부조직 관리에 책임을 부여한 것인데요. 업무 관련 명령을 내리거나 책임을 묻기에는 수월하지만 상하구조상 상부조직과 하부조직의 소통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2년 뒤 2011년 중앙대의 부총장은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계열별 부총장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존에 있던 기획관리본부장에 더해 인문사회계열, 경영경제계열, 자연공학계열, 의약학계열, 예체능계열의 계열별 부총장직이 신설됐습니다. 대외·연구 부총장이 폐지되면서 대외업무는 총장 직속으로 이동하고 연구부문은 각 계열별로 분산됐죠. 안성부총장도 폐지됐습니다.  
 
  계열별 부총장제는 한마디로 계열분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총장에게 조직의 핵심기능인 인사, 예산운용, 기획기능이 주어지면서 계열이 정책 설정 권한과 집행기능을 갖게 됐습니다. 기획관리본부가 대학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면 각 계열이 각자 특성에 맞게 정책을 집행하는 구조인 것이죠. 통합행정을 강조했던 시절과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무분담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본부가 대학행정의 청사진을 그리고 계열별 행정실이 특성에 맞게 정책을 집행한다는 취지가 불투명한 책임소재로 퇴색했던 것이죠. 안성캠의 행정공백도 문제였습니다. 예체능계열 부총장이 안성캠 업무를 대신했지만 안성캠퍼스 전체 운영을 맡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기능형 부총장제 도입
  기능에 대한 책임과 역활 명확
 
  2014년 현재 중앙대의 부총장은 다시 5명입니다. 계열별 부총장제에서 기능형 부총장제로 행정직제가 개편됐기 때문입니다. 계열별 부총장이 폐지되고 교육과 학생지원을 담당하는 교학부총장, 연구를 총괄하는 연구부총장, 기존 기획관리본부장을 대체해 학교행정을 총괄하는 행정부총장이 신설됐습니다. 계열분권제에서 중앙집권제로 변한 셈인데요. 과거 폐지됐던 안성부총장과 의무부총장도 부활했습니다. 기능형 부총장제는 기능별로 조직을 편성하기 때문에 기능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명확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전 통합행정을 강조하며 개편을 진행했던 때와 직제와 기능이 비슷합니다.  
 
  기획처 홍영훈 팀장은 “어떤 조직이든 영원한 거버넌스는 없다”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거버넌스는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조직을 바꾸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행정직제 개편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에 따른 부담은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도 중요하지만 견고하고 일관적인 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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