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아라 기자

융합연구 추진하기 위해 미래융합원 신설
“다수의 대형사업 유치하겠다”

 

  대외·연구 부총장 이후로 3년간 부재했던 연구 컨트롤 타워가 부활했다. 그러나 그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최신 유행에 발맞춰 변화한 중앙대의 연구 컨트롤 타워는 ‘융합’이란 옷을 입었다. 대학 기능의 중요한 한 축인 연구를 책임질 장태규 연구부총장을 만나봤다.

  -행정직제 개편 후 첫 연구부총장으로 부임했다.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학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등록금 동결 및 대학 정원 감축 등 재정적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이제 대학 연구는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연구비 수주, 대형 사업 유치 등을 통해 대학 재정에 기여해야 하는 셈이다. 연구에 중앙대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에 연구부총장으로서의 책임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연구 기능이 각 계열로 분산된 지 3년만에 다시 연구기능의 컨트롤 타워가 생겼다.
“정부 정책이 학문단위 융합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예전처럼 공학만 육성하는 게 아니라 인문·사회 등 광범위한 학문단위가 기술과 융합해야 창조경제에 걸맞는 연구 생태계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부총장 제도는 학문 간 협력과 융합의 중요성이 가중되는 교육·연구·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체제다.”

  -연구부총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계열별 부총장제 하에서 연구 기능은 여러 계열에 산재해 있었다. 바뀐 기능형 부총장제 하에서는 흩어져 있던 연구 기능을 모두 연구부총장 산하에 뒀다. 연구부총장은 연구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 간 효율적 협조체계를 이뤄내고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과 연구 역량 증대 및 대외사업 유치 등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개선할 계획인가.
“교수 개개인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업적을 이룰 수 있도록 연구지원 및 제도적 사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교수 혼자서는 해내기 어려운 학문 간 융합연구와 외부 기업 및 연구 기관과의 협력 연구를 증대시키기 위해 중개자 역할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융합연구를 유도하는 상황에서 중앙대가 인문, 자연, 공학, 예술, 의약학 등 모든 학문단위를 포함하는 종합대학이라는 점은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부총장으로서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협력연구 환경을 활성화 시키고 차별화된 전략적 융합분야 연구집단을 육성하고자 한다.”

  -실무를 위한 연구부총장 산하 기구로는 어떤 기구들이 있나.
“대학원생 유치 및 연구인력 양성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원과 도서관 기능에 연구주제서비스 기능을 더해 개편한 학술정보원, 외부 연구비 관리와 기술 사업화 등을 담당하는 산학협력단이 있다. 또한 신설한 부서로 교수와 학생의 연구 지원 기능을 전담할 연구지원처와 미래 지향적 융합분야의 연구집단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만든 미래융합원이 있다.”

  -미래융합발원위원회, 연구지원처 등 각종 기구와 부서가 신설됐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연구부총장 직속 기구로 미래융합발전위원회가 생겼다. 아직 위원 구성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미래융합발전위원회에는 각 학문 분야를 대표할 만한 중견 연구자들이 모여 미래 유망 산업분야와 연계한 융합 연구집단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융합원은 미래융합발전위원회에서 발굴해낸 융합분야가 경쟁력을 갖추고 대형센터사업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지원하게 된다. 또한 연구지원처는 그동안 계열 부총장 체제에서 각 계열에 분산돼 있던 연구지원 기능을 통합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연구지원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교수의 연구지원이 축소된 부분을 검토하고 지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지원 제도를 만들려고 한다.”

  -중앙대 연구의 현주소는 어디쯤인가.
“중앙대는 교원인사 및 업적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교수 개인 역량 지표’를 상당히 개선시켰다. 이 점이 2013년도 중앙일보 대학 평가 종합 8위를 얻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하지만 대외연구비 수주 부분은 상위 5개 대학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1위인 서울대는 중앙대의 3배, 연세대는 2.5배 수준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쟁 대학에 비해 이공계열의 비중이 10% 가량 낮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사업 유치 실적이 낮다는 데 있다. BK21+,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등 대형사업을 유치하는 것은 교수 개인 단위의 연구 과제와는 달리 미래 유망 분야의 교수 집단 구성이 필요하고 연구 공간 및 장비 등 연구 인프라 지원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은 교수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능형 부총장제를 도입한 것은 대학차원의 사전 기획을 통해 집단 연구 환경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대형 사업 유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

  -대형사업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2년 후 있을 BK+사업 2단계 진입을 위해 행정직제 개편 직후부터 테스크포스팀을 가동하는 중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현재 BK+사업을 수행중인 연구단(팀)에 학교 교비로 대응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BK+사업 선정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국제화 지수 제고를 위해 대학원 영어강의, 영어논문 비율을 높이고 외국인 교수를 충원하려고 한다.”

  -산학협력도 연구부총장의 주요 과제인 것으로 안다. 중앙대 산학협력의 현황은 어떤가.
“중앙대는 현재 기술지주회사와 두 개의 자회사를 설립했고 국악기 제조 학교 기업을 설립했다. 중앙대의 산학협력은 아직 시작단계다. 2013년 중앙대 연구비 수주액은 1,000억 원 규모인데 구성을 보면 대부분이 국가 R&D 사업으로 지원받은 것이고 산학협력을 통해 지원받은 비율은 20%도 안된다. 앞으로는 외부 연구비 수주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다. 정부에서 정부 지원 외부 연구비 증가율을 17%에서 4% 수준으로 낮춰 산학협력을 통해 외부 연구비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산학 연계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얼마 전 중앙대가 2단계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접수했다.
“LINC 사업은 대학의 구조를 산학협력 체제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정부 재정지원 사업이다. 현재는 여러 구성원의 노력으로 계획서 작성과 접수를 완료한 상태다. 사업비를 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번 중앙대의 LINC 사업 접수는 교육부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중앙대 내 산학연계 프로그램으로는 CJ 대한통운 물류비즈니스 강의나 소프트웨어 전공 같은 계약학과가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대학 구조개혁안을 내걸었다. 대학원도 구조개혁의 대상으로 포함됐나.
“교육부에서 2015년부터 대학원 교육의 질 개선과 연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대학원에 대한 평가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세부 평가지표가 나와있진 않지만 대학원별 설립취지에 맞게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특성화 계획 등을 평가받게 된다. 평가가 미흡한 경우 대학원 정원 감축, 학과 폐지 등을 권고받게 된다.”

  -대학원에서는 학문단위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건가.
“교육부의 대학원 평가에 더해 지금은 학부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연계해 대학원의 학문단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내외적인 학문변화에 맞춰나가는 취지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니 중앙대 전체 구성원에게 이득이라고 본다. 신입생 수급이 어려운 학과의 경우 폐지 또는 대단위 학과로의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동시에 시대적 수요를 반영해 학제간 융합 학문 분야 학과 신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학적에서 폐지된 학과는 대학원에서도 폐지되나.
“획일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순 없다. 기본적인 원칙은 학부가 통폐합되면 대학원도 맞춰가는 것이지만 전임교원 확보율 및 강의율, 전일제 학생비율, 교원 및 대학원생의 연구성과 등 교육부 대학원 평가의 주요 지표도 고려하게 될 것이다. 현재 중앙대의 대학원 학과 중 이러한 지표가 부족한 학과에는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구조조정은 올해 상반기 중 틀을 만들어 내년 신입생 모집에 반영할 계획이다.”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대학원의 낙후된 기자재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현재 대학원 지하에 위치한 열람실 컴퓨터 성능이 떨어져 대학원생들의 연구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열람실 내 컴퓨터 상태를 확인하고 80여 대의 컴퓨터를 교체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 중에 있고 기존 컴퓨터는 수리해 놓은 상태다. 이 밖에도 대학원 내 강의실 의자 200개를 교체하고 빔 프로젝트가 설치되지 않은 강의실에 추가로 7개의 빔프로젝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부총장 재임기간 동안 이뤄내고 싶은 성과 한 가지를 꼽는다면.
“교수가 전혀 다른 학문분야의 교수를 만나 협력연구를 수행하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를 지금까지 여러 차례 목격했다. 연구부총장으로서 이뤄내고 싶은 성과 하나를 꼽자면 집단협력, 융합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우위 집단을 구성해 많은 대형사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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