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교육 실시되지 않았고 소프트웨어에 결함도 있어
화상강의에 대한 교수들 반응은 ‘부정적’
 
▲ 화상강의 설비인 빔프로젝트와 LCD TV 2대, 촬영카메라,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봅스트홀 1층에 있는 AV Room은 화상 강의가 가능하도록 설비된 대형 강의실이다. 하지만 화상강의 시스템은 2012년 12월 완비된 이래 단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화상강의 시스템은 2012년도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실시한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화상강의 시스템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데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 5,000만 원이 투입됐다. 기획 당시엔 글로벌 교육환경을 구현하고, 국내외 유수대학과의 공동강의를 통해 학생의 학습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AV Room에는 현재 영상 출력장치로 빔프로젝트 1대와 55인치 LCD TV 1대, 47인치 LCD TV 2대가 설치돼 있다. 원활한 화상강의를 위해 인터넷 망 속도가 최대 4Mb/s까지 빨라지도록 랜선을 증설했다. 강의실 내에 촬영카메라를 2대 설치해 본교를 포함해 타대와 8자간 동시회의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공대 행정실 측은 작년 8월 공대 교수를 대상으로 화상강의 시스템 도입을 공지했다. 하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부 교수는 지금껏 화상강의 시스템의 존재조차 몰랐다. 최성철 교수(건설시스템공학전공)는 “화상강의 시스템 관련 메일을 받았더라도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해 지나쳐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를 대상으로 한 화상강의 시스템 이용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교수들은 화상강의 시스템에 대해 알고 있다 하더라도 사용법을 몰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김만철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 “어떤 소개문에서 화상강의 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본 적 있지만 사용법은 모른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는 화상강의 시스템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공대 전공 과목 특성상 교수가 학생에게 면대면으로 원리와 이론을 설명해야 하는데 화상강의를 통해 수업하면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홍기 교수(전자전기공학부)는 “학부 강의는 이론 위주라 고전적인 강의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상강의가 공학교육 발전에 큰 효과가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종휘 교수(화학신소재공학부)는 “카이스트와 서울대에서 화상강의를 한 사례가 있지만 학습 효과 증진에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태국 교수(기계공학부)는 “내 강의를 외부에 공개하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화상강의 시스템의 소프트웨어에도 결함이 발견됐다. 중앙대가 낮은 버전의 화상강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 대학과 동시 접속이 불가능해 정규 강의를 진행하기는 힘들다.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의 이지영 행정실장은 “불안정한 중앙대의 네트워크 환경으로 인해 실시간 강좌 교류는 어려워 보인다”며 “일방향적 강의인 세미나나 연사초청 강의는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화상강의 시스템 활성화를 위해서는 컨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2012년도 교육역량강화사업 당시 연간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global education 운영위원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여전히 구성되지 못했다.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2012년도 교육역량강화사업 당시 공과대학장직을 맡아 화상강의 시스템을 제안했던 학술정보원 이재응 원장은 “서울대가 운영하는 교과목을 중앙대에 도입하려 해도 학과별로 이미 학사 커리큘럼이 짜여 있어 강의 시수를 늘릴 수 없다”며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교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