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장도서 60권

 

최근 창의성과 독창성이 강조되며 인문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책은 도끼다』에서도 저자는 책이란 우리의 꽁꽁 언 ‘생각의 바다’를 깨버리는 도끼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은 날선 도끼다.

 

중앙대 학술정보원도 이에 발맞춰 ‘재학 중 인문학 도서 40선 읽기’(이하 40선 읽기)를 시행한다. 학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 시까지 인문학 도서 40선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여러 기업에서 사원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추세를 반영해 도입됐다.

 

참가자는 교양학부 교수들이 추천한 60권의 권장도서 중에 40권만 고르면 된다. 권장도서는 문학/예술, 철학/역사, 사회과학, 자연과학 네 분야에 15권씩 총 60권으로 편성됐다. 따라서 참가자는 네 분야에서 읽고 싶은 책 10권씩 총 40권을 골라서 독후감을 쓰게 된다.

 

권장도서 목록 중 문학/예술 분야에는 2000년 전 고전문학인 『일리아드, 오뒷세이아』부터 현대문학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까지 다양하게 편성됐다. 철학/역사 분야에는 『정의란 무엇인가』을 비롯해 『도덕경』도 포함돼 있어 동·서양을 망라하는 도서들이 목록에 올랐다. 사회과학 분야는 『국부론』,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 양서 위주로 구성됐고 자연과학 분야에는 『종의 기원』과 같은 고전부터 최근 인기를 끌었던 『총, 균, 쇠』까지 권장도서로 선정됐다.

 

한 권의 독후감을 승인받기 위해선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 1차 심사에서는 표절 여부를 검사한다. 제출자가 독후감을 ‘중독’(中讀)사이트(book.cau.ac.kr)에 제출하면 프로그램이 인터넷 DB와 대조해 문장의 표절 여부를 심사한다. 단, 심사 결과로 탈락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독후감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심사의 목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2차 내용 심사는 40선 읽기 담당 지도교수와 독서지도사의 협의로 이뤄진다. 독서지도사는 학내 교수나 강사가 맡거나 외부 전문 강사로 고용된다. 심사위원들은 협의를 통해 해당 독후감이 일정 수준에 달했는지 판단하고 승인 여부를 가린다.

 

멘토링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독서지도사와 학생이 멘토-멘티 관계를 맺는 것으로 참가자들이 지속적으로 독후감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한 참가자들은 책을 읽을 때 막히는 부분에 대해 독서지도사와 의견을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참가자는 최종 승인을 받은 독후감을 자신의 ‘중앙인 독서 포트폴리오’(이하 포트폴리오)에 올릴 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재학 중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모아놓은 목록으로 졸업 시 발급된다. 서울캠 학술정보원 최원준 과장은 “포트폴리오를 추후 기업 면접 등에서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 참여자에 대한 포상도 있다. 연간 최소 10선 이상의 독후감 제출자는 매년 열리는 시상식에서 후보가 될 수 있다. 가장 잘 쓴 제출자에게는 최우수상이, 학년별 우수 독후감 제출자 1명씩에게는 우수상이 수여된다. 또한 후보자들은 학술정보원에서 주최하는 각종 독서 프로그램에서 우대를 받고, 도서관에서 도서 신청 시 금액 제한이 상향되는 혜택이 있다.

 

40선 읽기 참가 신청은 오늘(17일)부터 ‘중독’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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