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위의 가려진 장막을 걷다
  • 심우삼 기자
  • 승인 2014.03.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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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위의 재구성
 의견개진 어려워…의결까지 끊이지 않았던 논쟁
촉박한 일정 등 구조적 문제점 곳곳에서 노출
 
  결과에 익숙해지다 보면 과정에 무관심해진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재학생들은 고지해주는 등록금에 익숙하다. 하지만 등록금 책정은 법에 따라 등심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등심위에는 학생 측 대표 3명이 참가하지만, 일반 학생들은 여전히 회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른다. 학생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2014년 등심위 주요장면을 재구성해 보았다.
 
  등심위는 지난 1월 15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1일, 24일, 28일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회의는 모두 서울캠 본관 2층 기획처장실에서 열렸다. 위원장이 중앙에 앉아 있는 가운데 학교와 학생 측 위원들이 마주 보는 식이었다.  
 
  대학원 등록금 인상안= 이번 등심위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대학원 등록금 인상이었다. 의결이 이루어지기까지 공방전이 이어졌다. 학교 측 위원은 대학원평가와 경쟁력 강화를 등록금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내년부터 대학원 평가가 시행돼 등록금을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 측 위원은 “타 대학들도 다음 해 인상이 어려워서 올해 인상하는 추세”라며 “다른 대학도 다 올리는데 우리 학교만 동결하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대학본부는 등록금 인상액을 전부 대학원 발전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학생 측 위원은 “등록금 인상 문제는 신뢰의 문제다”라며 “1, 2차 회의를 하는 동안 등록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신뢰가 무너진 상태다”고 말했다. 학생 측 위원은 본부의 대학원 발전 약속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학생 측 위원은 “등록금이 계속 인상됐지만 총학생회가 요구했던 대학원 창문과 컴퓨터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3년 동안 학교에 요구한 것이 수용되지 않았는데 이번 인상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상안 문제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부 전문가가 거들었다. 외부 전문가는 “보통 등록금이 싸면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남들이 올리니까 우리도 올리자 하는 게 나쁜 의사결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등록금이 저렴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하는 대학원들도 있다는 학생 측 위원의 주장에 답을 하진 못했다. 학교 측 위원은 급작스런 인상안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신뢰회복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학부 등록금 인하를 주장한 학생 측 위원= 등심위의 또 다른 화두는 학부 등록금 인하였다. 학생 측 위원은 대학원 등록금 동결, 학부 등록금 인하를 주장했다. 학생 측 위원은 “감가상각충당금과 차입금상환원리금 같은 기금을 적립하지 않고 그 금액으로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 위원은 “감가상각충당금은 법이 정한 범위에서 설정할 수 있고 이마저도 차입금을 통해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등록금 인하의 요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동결안에 맞춰진 등심위= 학교의 올해 예산안은 등록금 동결안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이에 학생 측 위원은 등록금을 인하했을 때의 예산안을 요구했다. 등심위에서 등록금 인하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학교 측 위원은 “등록금 동결을 기준으로 예산안을 작성한 것은 소모적인 논쟁을 배제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학교 입장에서 인하 예산안을 만들게 되면 동결 예산안에 더해 업무가 배가 되기 때문이다. 학생 측 위원은 “등심위에서 등록금 인하 논의 자체가 어렵다면 등심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 위원은 “회의 진행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 논의는 일정을 이유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등록금 동결이냐 인상이냐= 학교 측과 학생 측은 등록금 동결이나 실질적 인상이냐를 두고 논쟁했다. 핵심은 학생지원예산 감소다. 학생 측 위원은 ‘등록금이 동결됐지만 학생복지와 관련된 학생지원예산이 감소했기 때문에 사실상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 위원은 ‘사업비 예산 전체가 감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학생 측 위원은 명목 사업비 예산이 감소해 질문했지만 학교측은 물가상승으로 고정성 지출이 증가하면서 사업비예산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생 측 위원은 동록금 동결에 따른 학생지원예산 감소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 측 위원은 계속해서 단위요구안으로 학생지원예산의 동일한 편성을 주장했다. 회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학생 측 위원은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생회의 활동 예산안의 작년 수준 유지를 요청했다. 결국, 학부 등록금 동결안을 실질적인 인상으로 볼것인지에 관한 논쟁의 씨앗이 되었던 학생지원예산은 총학생회가 요청한 부분을 학교가 받아들이면서 전년도 수준으로 예산편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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