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내딛는 첫 발, 이제 두렵지 않아요
  • 박가현 기자
  • 승인 2014.03.02 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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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듣는 이웃나라 이야기 1. 홀로서기
  ‘이웃나라 이야기’는 우리의 고민을 중앙대 외국인 유학생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선 한국이란 낯선 나라에서 홀로서기 생활을 하며 겪은 고충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3명의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France
쟝 프랑수아 부조리(Jean Francois Bujoli)
컴퓨터 공학부 4학년. 5년 전에 K-POP을 들으며 처음 한국이란 나라를 알게 된 그는 한국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보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알아보던 중 유럽이 아닌 전혀 색다른 아시아 문화권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 한국행을 선택했다. 
 
 
 
 
 
U.S.A
토마스 정(Thomas Jung)
회계전공 4학년. 한국계 미국인인 그에게 한국은 타지이기 전에 제2의 고향이다. 완벽하지 못한 한국어 실력과 모국에 대한 남모를 향수는 자연스럽게 그가 한국 땅을 밟게 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발판으로 그는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꿈꾸고 있다.
 
 
 
 
 
China
김란(Jin Lan)
컴퓨터 공학부 4학년. 연변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한국어를 조금씩 접했던 그녀는 중국에 있는 한국계 회사에 취직해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전공이 컴퓨터 공학인 만큼 그녀는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지금은 국제교류팀 근로학생으로 근무하면서 유익한 한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나라에선 언어부터 음식, 사람까지 모든 것이 낯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타지 생활을 시작할 땐 설렘과 동시에 두려움이 밀려온다. 두려움과 설렘이 가득한 낯선 나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혼자 살아가는 세 명의 외국인 학생을 만나봤다.
 
  -외국에서 혼자 산다는 게 두려웠을 것 같다. 
  프랑수아: 평소 가족들이랑 정말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산다는 사실 자체가 두려웠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부모님으로부터 금전적으로도 독립해 본 경험이 있고 어머니한테 요리나 청소 등의 집안일을 배운 적이 있어 두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토마스: 한국에 사는 친척이 있어 어릴 때부터 4년에 한 번씩은 한국에 왔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국의 환경이 익숙하다.
  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아는 사람이 없어 사람들과 만나는 게 무서웠지만 그런 두려움은 시간이 다 해결해준 것 같다. 한국에서 일 년 반을 지낸 지금은 다 적응이 돼서 괜찮다. 국제교류팀에서 근로를 하는데 직원 선생님들이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현재는 어디에서 생활하고 있나.
  프랑수아: 지금은 생활관에서 지내고 있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고시원에 살았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제대로 알려면 캠퍼스 밖의 고시원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다 생활관에서 사니까 고시원 생활이 따분해졌고 결국 생활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토마스: 중앙대에 오기 전 인턴생활을 할때는 고시원에 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생활관에 살고 있다. 생활관은 캠퍼스 내에 있어서 편리한 점이 많다. 늦잠을 자도 수업에 달려가면 그만이다.(웃음)
  란: 첫 학기는 생활관에서 지내다 지금은 학교 앞에서 1년째 자취중이다. 중앙대 생활관에서 1년을 지내려면 방을 세 번이나 옮겨야 돼서 많이 귀찮은 편이다. 반면에 자취를 하면 직접 요리를 해먹을 수 있고 친구들을 불러 방에서 함께 놀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서로 다른 거주 유형을 선택한 그들은 한국에 빠른 속도로 적응해 나가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면 향수병은 올 수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타지에 홀로 서면서 그들이 겪었던 고충에 대해 들어봤다.
 
  -언어적으로는 불편하지 않았나.
  프랑수아: 처음엔 한국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많이 불편했다. 내 말뜻을 한국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게 어렵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한국친구들에게 전화로 물어보곤 한다.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어 언어적인 불편함은 많이 줄어들었다.
  토마스: 내가 한국계 미국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는 못한다. 친구들이 한국어로 말을 빨리하거나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조금은 극복할 수 있더라.
  란: 중국에 살 때부터 좋아했던 한국 드라마를 보며 억양이나 말투를 쉽게 익힐 수 있었다. 한국 회사에 다니며 배운 한국어도 언어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한국 생활에서 어떤 점이 불편했나.
  프랑수아: 처음 고시원에 갔을 때 환경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청소가 무의미할 정도로 방이 작아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고시원 사람들이 밤늦게 씻거나 야식을 만들면 나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힘들기도 했다.
  란: 한국은 한 끼 식사에 필요한 비용이 중국의 두 배 정도다. 친구들과 만나 밥을 먹고 카페에 가면 지갑에서 나가는 돈의 액수가 중국에 있을 때의 몇 배는 되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학비는 중국보다 네 배 정도 더 비싸다.
 
  -향수병도 있었겠다.
  프랑수아: 처음엔 고향이 많이 그리웠지만 5달 뒤에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웃음) 향수가 심해질 땐 어머니께 전화를 하거나 친구들과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면서 외로움을 달래는 편이다. 
  토마스: 지난해 11월, 12월쯤부터는 집에 돌아가고 싶더라. 어머니의 음식과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너무 보고 싶어 결국은 지난 1월에 10일 정도 집에 다녀왔다. 한국에 있는 동안 지치고 힘들었는데 집이 있는 미국에서 휴식을 취하니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향수병이 좀 나아지기도 했다. 가끔씩 부모님께서 보내주시는 고향 사진이 향수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란: 부모님 뿐만 아니라 어릴 적에 나를 키워주셨던 할머니가 많이 그립다. 중국은 한국과 시차가 거의 없어서 가족이 그리우면 자주 집에 연락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주에 두세 번씩은 통화를 하고 카카오톡으로도 서로의 소식을 자주 전하고 있다.
 
 
  타지 생활의 어려움들을 극복해낸 그들은 한국에서의 독립생활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듯했다. 그들에게 홀로 서는 타지 생활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힘찬 발걸음이다.
 
  -사회로 나아가기 전에 대학생으로서 경험한 독립생활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프랑수아: 다른 나라와 문화를 경험해서인지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 한국, 중국, 포르투갈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좋은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후일에 또 다른 나라에서 생활할 때 한국에서의 독립생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토마스: 앞으로의 미래와 경력에 있어서 능력과 스펙을 향상시킨 중요한 경험이었다. 사회로 진출하기 전에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고 독립적으로 사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란: 낯선 곳에 혼자 와서 정말 외로웠지만 인내심을 키울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을 했으니 취직을 해서도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또한 우물을 벗어난 개구리가 된 것 같아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을 만난 것이 도움이 됐다.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사실을 알고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생활 전 후 자신의 모습을 비교한다면.
  프랑수아: 예전보다 더 독립적인 사람이 됐다. 프랑스에 살 때는 내가 책임질 일이 적었는데 여기서는 모든 일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 한국에서는 무언가를 사고 싶으면 내가 돈을 벌어서 사야 한다. 그래서 프랑스로 돌아가면 부모님 돈도 함부로 쓰지 못할 것 같다.
  란: 전보다 성격이 밝아졌고 침착해졌다. 이제는 어떤 일이 있으면 두려워하기보다는 침착해지려고 노력한다. 이전에 부모님을 찾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고 차근차근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는 용기도 생겼다. 또 국제교류팀에 계신 선생님들을 보며 행정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앞으로도 독립생활을 할 건가.
  프랑수아: 당분간은 프랑스에 계신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 계획이다. 프랑스에서 인턴쉽을 경험한 이후에는 해외 인턴쉽을 하며 독립생활을 이어나갈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가치가 있다면 다시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 의향도 있다. 
  토마스: 미국에 돌아가 부모님과 살다가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혼자 생활해 보려 한다. 한국어 실력을 늘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바로 취직을 하고 싶다.
  란: 한국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일을 하며 계속 한국에서 혼자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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