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즈세션 ‘jaz’s been’이 재즈 앨리에서 공연 중이다.사진 김영화 기자
 
무료대관·재즈페스타로
관객과 소통하는 낙성대

다양성 존중하는 문화도
낙성대가 성장하는 인프라
 
 
  낙성대가 가난한 음악가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자유분방함과 인디음악의 대명사인 홍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예술공동화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예술공동화 현상’이란 홍대와 대학로 일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두 지역이 상업화되고 지가가 상승하면서 예술가들이 그들의 터전을 떠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홍대의 인디밴드와 인디문화는 2000년대에 절정을 맞았다. 저렴한 지가와 자유로운 분위기, 문화특구로 지정된 탓에 홍대 앞은 인디음악의 전당이었다. 그러나 최근 3, 4년 전부터 홍대의 음악가들이 홍대 앞을 떠나고 있다. 홍대 주변에 프랜차이즈와 유흥업소, 대형 의류매장들이 들어오면서 음악가들이 설 무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 인근의 공시지가는 홍대 인디역사가 시작된 1990년 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낙성대의 라이브클럽과 유사한 홍대 주변의 라이브클럽의 공시지가는 2009년 m²당 357만 원에서 2013년 550만 원으로 35%가 올랐다. 낙성대 ‘사운드 마인드’의 대표이자 홍대에서 활동했던 인디밴드 ‘꿈에도 카메라를 가져올걸’의 리더 이재훈씨는 “지금의 홍대는 프랜차이즈가 많이 들어오면서 임대료가 많이 올랐다”며 “덕분에 음악하는 친구들이 많이 사라졌고, 이태원동이나 망원동으로 흩어지기도 했지만 그곳들 역시 임대료가 올라가기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더불어 홍대가 인디음악의 대명사가 되면서 ‘홍대스러운’ 장르가 생겨나기도 했다. 홍대음악의 특징이었던 다양한 장르는 줄어들고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은 밴드음악이 살아남게 된 것이다. 
 
  이렇게 홍대를 떠나게 된 음악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곳이 낙성대다.  ‘낙성대로 삼거리 곳곳’에 음악가들을 위한 인프라가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낙성대로 삼거리에서 음악가들이 설 무대를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라이브클럽은 ‘사운드 마인드’와 ‘모베터블루스’, ‘재즈 앨리’, ‘롤링락 70’s’다. 네 곳 모두 홍대의 소규모 공연장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베터블루스’와 ‘재즈 앨리’는 영업시간 이전인 오후 7시 이전까지 무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대관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재로 하는 라이브 클럽들이 낙성대 음악의 개성과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모베터블루스와 재즈 앨리의 대표 박창덕씨는 “재즈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고 있지만 음악에 있어서 장르를 따지지 않는다”며 “원하는 사람이라는 언제든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운드 마인드에서는 ‘오픈마이크’ 행사를 통해 음악가들의 사전 오디션 없이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 오픈마이크에서 공연했던 어쿠스틱 밴드 82번지점프의 홍수빈씨(29)는 “홍대에도 라이브 클럽이 있지만 대부분 밴드의 구색을 모두 갖춘 풀밴드만 무대에 설 수 있다”며 “어쿠스틱 밴드가 무대에 서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음악을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입장료 없이 공연이 끝난 후 음악가들에게 관람료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재훈씨는 “돈을 내고도 아깝지 않은 공연기획을 통해 관객들을 유치해서 음악가들에게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이 기획자로서의 1차적 목표다”고 말했다.  
 
  낙성대 인근에 대학이 많은 것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낙성대와 가장 가까운 서울대를 비롯해 숭실대와 중앙대에서도 낙성대까지 대중교통으로 2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세 개 대학에서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낙성대 음악의 인프라가 되고 있다. 낙성대에는 라이브 클럽 이외에도 다양한 카페와 간단한 음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늘고 있어 대학생들을 소비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낙성대가 홍대와 대학로의 전처를 밟을 우려도 적다. 낙성대 주변엔 중·고등학교가 많아 유흥업소가 입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편리한 교통도 낙성대의 잠재성이다. 인디뮤지션 권신제씨(25)는 “알고 보면 대학에서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참 많다”며 “조용하고 정적이던 낙성대가 음악가들의 무대로 변하는 모습이 반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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