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창력보단
나만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

오디션도 필요없다
모두에게 주어진 오픈마이크
 
     
  검색창에 낙성대를 검색하면 가장 눈에 띄는 연관검색어가 ‘낙성대학교’다. 이렇게 엉뚱한 검색어처럼 낙성대에는 이상하지만 재미있고, 통통 튀지만 감동적인 음악을 만드는 거리의 악사들이 있다. 바로 권신제씨(25), 82번지점프의 홍수빈씨(29)와 송현우씨(24), 이병주씨(30), 박종권씨(23), 조지영씨(29)다. 지난 25일 낙성대 사운드 마인드에서 열린 오픈마이크 행사에서 만난 다섯 팀의 음악가들에게 낙성대만의 매력과 음악에 대해 들어봤다.
     
  다섯 팀은 모두 낙성대와 오랜 인연이 있었다. 공학도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졸업식을 한다며 학사모를 쓰고 노래한 이병주씨는 낙성대에서 10년을 살아온 어엿한 주민이다. 배배 꼬인 말투 때문에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인 ‘꽈배기 장수’는 활동명이 되었다. “제 별명처럼 노래와 가사도 꽈배기 같아요.” 2010년 유재하 가요제를 통해 사람들 앞에 처음 섰던 그날처럼 그의 마음속에 꼬여 있던 음악들이 이날 무대 위에서 터져 나왔다. “나는 배터리 절대 닳지 않을 자신이 있어 내 마음이 배터리야~ 튼튼한 배터리” 
음악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도 낙성대의 매력 포인트다. 밴드의 구색이 다 갖춰지지 않아도, 내 마음대로 만드는 음악이어도 가수와 관객이 모두 즐겁다면 그걸로 됐다. 권신제씨는 미대생이지만 음악의 길을 택했다. 고등학생때 시작한 밴드동아리가 그녀의 음악인생의 시작이 됐다. 지금은 홍대에서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는 그녀는 분위기 있고 깊이 있는 음악으로 오픈마이크의 무대를 열었다. 
 
  82번지점프는 귀여운 인형극과 톡톡 튀는 어쿠스틱 음악으로 남성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82번지점프의 홍수빈씨는 음악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SNS커뮤니티에서 오픈마이크를 알게 됐다. 숭실대 주변에서 버스킹으로 음악을 시작했던 터라 노래하는 중간 중간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수준급이다. “건반 페달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더 신나게 노래할 수 있었어요.” 
 
▲ 오픈마이크 마지막 공연자 조지영씨. 사진 서지영 기자
 
  홍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박종권씨는 사는 곳과 가까운 낙성대의 변화가 정말 반갑다. “사실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해도 많은 사람들이 붐비지는 않아요. 손님이 많은 주말엔 이름있는 밴드가 무대에 서니까요.”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했다. 무대 밖의 숫기 없던 모습은 마이크 앞에 서자마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반주라곤 그가 연주하는 기타가 전부였지만 관객들 사이에서는 “와 기타가 정말 수준급이네”하는 감탄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들에게 낙성대는 내 집 같이 편하고 친근한 공간이다. 조지영씨는 사운드 마인드의 벽에 페인트를 칠했던 창립멤버다. 직업이 도예가인 그녀는 기타가 예뻐서 시작한 음악덕분에 이번 무대에 서게 됐다. “힘없는 최소 주주일 뿐이에요.(웃음) 저와 가까운 공간이기 때문에 기타를 잡게 됐어요.” 조지영씨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기타리스트인 사운드 마인드 대표 이재훈씨의 일렉기타 선율과 어우러져 오픈마이크의 마지막 무대를 강렬하게 장식했다. 
 
  뛰어난 가창력도, 천재적인 음악성도 필요하지 않다. 무대에 서기 위해 큰맘을 먹지 않아도 된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낙성대가 사랑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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