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보내는 이들은 비단 학생뿐만이 아니다. 중대신문은 오는 2월 퇴임을 앞둔 아홉 분의 교수님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한 박영근 교수(유럽문화학부), 최태현 교수(전통예술학부), 조보연 교수(의학부), 이명한 교수(철학과), 심일운 교수(화학과)를 제외한 네 분의 교수님을 만나봤다.
 
좋은 의사가 되기보다는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해 33년간 학생들과 함께한 송계용 교수(의학부)를 만났다. 조용하고 차분한 그의 성격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보듬어줬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학부생부터 박사과정까지 병리학을 전공해 그 중에서도 피부 병리를 담당하고 있다. 피부 병리는 병리학의 한 분야로 피부병의 원인과 과정 등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다. 피부 병리는 다른 병리학에 비해 활용도가 낮고 접근이 어려워 많은 의사들이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는 다른 의사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런 그가 졸업 후 처음 중앙대에 왔을 때 병리학 전공은 당시 레지던트였던 유재형 교수(의학부)와 자신을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시작한 병리학이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6명의 교수와 탄탄한 체계를 갖춘 전공이 돼 뿌듯하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제자들을 위한 연구 환경이나 수업 환경을 더 개선시키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그의 강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강의평가 점수는 대부분 100점에 가깝다. “용어를 정확히 가르치려고 노력해요. 저는 아는 내용을 강의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은 새로운 분야에 대해 듣는거 잖아요.” 그는 “나는 아는 내용을 강의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은 새로운 분야에 대해 듣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용어를 잘 이해하는 것이 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에 용어 해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의대에서 의사소통을 하고 개념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목 특성을 고려해 강의를 하기도 한다. 병리학은 형태학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많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는 슬라이드를, 지금은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수업을 한다. 학생들의 이해를 조금이라도 도우려는 그의 노력이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려’가 그의 수업이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에 그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현재가 곧 미래가 된다며 현재를 열심히 살라고 말한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불평할 시간에 최선을 다해 자신을 매력적으로 가꾸면 미래는 잘 풀린다는 것이다. 다방면을 주시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전공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자신의 분야도 응용이 가능해요”
 
  송계용 교수는 앞으로 봉사를 하며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의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제 삶에서 가치있게 여기는 종교와 행복 그리고 건강에 더 신경을 쓰려고요.” 그는 학생들도 자신처럼 건강하게 행복한 삶을 살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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