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물연대 파업이래?” 뉴스는 무심히 파업에 대해 쏟아낸다. 사람들은 또 인상을 찌푸리며 노조를 탓한다. “노조가 문제야! 걸핏하면 맨날 파업이지!” 우리에게 그들의 간절한 염원은 시끄러운 소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흔히들 오해하는 특수고용노동자를 다룬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창비 펴냄)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버텨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는 학습지 교사, 요구르트 판매원, 퀵서비스 기사 등 다양한 특수고용노동자 직업군에 속한 11명의 사례를 질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렇게 일이 고되면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떠밀려 억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외침은 투정이 아니다.
 
  그들, 특수고용노동자는 듣기에는 특수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같다. 하지만 사실 특수고용노동자는 개인사업자로 취급받으면서도 노동자의 영역에 놓인 근로자다. 특수고용노동자는 법률상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아 가장 기초적인 사회보장제도조차 받지 못한다. 종일 일 하고도 어마어마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사고가 나도 본인의 책임이 된다. 그래서 4대 보험이라는 당연한 권리를 위해 해고당할지도 모르는 위협을 감수하며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울, 생계를 보존할 권리를 요구할 뿐이다.
 
  사장님도 노동자도 아닌, 애매한 경계선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버티고 있는 그들. 이길 수 없어 보이는 거대한 기업의 횡포 아래서 외치고 있는 그들은 특수한 외부인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이웃들이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