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배치를 처음 받던 날, 한 선배가 ‘1년이 몇 주인지 혹시 알아요?’ 하고 물었다. 일년은 52주이다. 나는 그 날 처음으로 새삼  ‘1년이 52주밖에 안 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대부분의 회사는 기본적으로 월 단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내가 속한 글로벌운영센터라는 곳에서는 주(Week) 단위로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주, W49, W50, W51 하는 식으로 주 단위로 날짜를 말한다.
 
  처음에 회사는 다른 세상인 것 같았다. 주 단위 날짜 개념도 생소했었고, 선배들을 따라 처음으로 회의에 들어갔을 때에는, 태어나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업무 전문 용어들,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겠는 부장님의 날카로워 보이는 질문에 술술 대답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루 종일 걱정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처음엔 낯설기만 하던 이런 것들도, 이제는 당연하게 익숙해지면서 점차 회사에 적응해가는 나는 아직 배치 두 달 차 신입사원이다. 우리 부서는 해외 법인들의 판매부터 개발, 생산, 공급, 유통 전 분야에 관여를 하는 부서로 업무의 Role이 많은지라, 나는 배치 다음주부터 혼자 3개의 작은 법인을 맡아 고군분투하며 정신 없이 일하고 있다.
 
  아직 일이 손에 익숙하지 않고, 배워야 하는 것도 많아 매일을 좌충우돌하며 야근 속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것은 가장 오고 싶었던 전자 회사에 와서, 관심 있던 제품을 지원하는 일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업무의 Role만 놓고 본다면, 어떤 일이든 하기 싫은 일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생활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큰 관점에서는 내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산업 분야이기 때문에, 그런 소소한 싫음은 오히려 더 잘 하기 위해서 해야 할 내 기본적인 역할로 생각하고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었던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회사 생활을 시작해보니 첫 직장이라는 것은 나에게 참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인턴 생활이 없었던 나는 지금 생활이 내 인생의 첫 회사 생활이다. 그러기에 주위 선배들의 생활 모습, 우리 회사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내게 익숙해지면서,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과는 또 다른 직장인으로서의 내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신입사원인 내 눈으로 바라 볼 때에는 아직까지도 참 프로같은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빨리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있다. 사회의 막내로 출발선에 갓 선 나도, 사회에 나갈 출발을 하는 친구들도, 열심히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후배들도 모두 내 분야에서 만들어 갈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함께 파이팅했으면 좋겠다.
 
 
이화정 동문
삼성전자
영어영문학과 0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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