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lass에는 교수가 전체 수강생들의 성적을 올리면 학생이 자신의 성적을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이미지제공 교수학습개발센터
 

피드백 통한 예방방법


성적정정에 대한 학생과 교수의 갈등은 사제지간을 이간질하는 불씨가 된다. 일부 교수들은 성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학생들이 제출한 결과물에 간략한 코멘트를 덧붙인다. e-class나 블랙보드 시스템을 활용하여 빠르게 피드백을 하는 교수도 있다. 성적 평가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학생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방법을 적극 활용해 성적 갈등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는 교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코멘트를 활용해 이해 돕는다= 사회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A교수는 답안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근거와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는 코멘트를 활용해 학생들과의 충돌을 예방한다. 코멘트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자신이 받은 성적이 합당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A교수는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는 대신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로 성적을 준다. 하지만 A교수는 성적을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리포트에 대한 점수와 어떻게 그 점수가 산출됐는지를 리포트에 적어서 학생들에게 돌려준다. 학생이 제출한 리포트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A교수는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준 후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학기 사회대에서 수업을 한 B교수도 코멘트를 통해 성적 피드백을 진행했다. B교수는 기말고사와 2회에 걸친 에세이 과제를 통해 학생들의 성적을 매긴다. B교수가 코멘트를 활용하는 이유는 해설을 통해 글에서 핵심적인 논지를 추출하고 보완할만한 사항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은 B교수의 평가방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민섭 학생(사회학과 1)은 “제출한 답안이 핵심을 꿰뚫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답안이 전체적으로 어떤지 등 세세하게 코멘트가 달려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양정애 교수(신문방송학부)는 매 학기 학생들에게 팀별 토론을 시켜 결과물을 보고서로 제출하게 한다. 교수가 토론 결과물에 대해서 채점을 하고 코멘트를 적어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양정애 교수는 피드백을 통해 ‘왜 이 성적이 나왔느냐’고 문의하는 학생이 극히 적었다고 말한다. 피드백을 한 후 교수가 코멘트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이 있긴 했지만 이에 납득하지 못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코멘트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교수가 여러 과목을 가르쳐 시간적 여유가 없는 탓이다. 이번학기 B교수가 피드백을 꼼꼼히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교수가 피드백을 하더라도 학생이 만족할만한 피드백을 주기 힘들다. B교수는 “시간적 여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상세하게 코멘트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시스템 활용해 이해 돕는다= 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물은 내용과 형식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생들은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양정애 교수는 가장 우수한 답안을 e-class에 올려 학생들이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모범답안을 보고 자신이 제출한 과제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 더 우수한 과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양정애 교수는 “모범답안을 올린 후 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들이 점점 개선됐다”고 말했다.

  e-class와 함께 블랙보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임비오 교수(체육교육과)는 피드백을 위한 수단으로 블랙보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블랙보드 시스템은 교수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학습관리 시스템으로 토론형·팀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식의 수업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학생이 올린 파일을 다른 파일과 비교분석해 표절 여부를 보여준다. 블랙보드 시스템으로 시험을 보면 교수와 학생의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다. 문제를 출제할 때 교수가 정답과 문제에 대한 해설을 입력해놓으면 시험을 완료함과 동시에 학생들은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임비오 교수는 “블랙보드 시스템을 활용하면 학생은 투명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고 교수는 편리하게 채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보드 시스템은 특히 인원이 많은 교양 수업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 정답과 오답, 해설을 입력해놓으면 학생이 문제를 다 풀고나서 자동으로 채점이 된다. 따라서 교수는 직접 시험지를 채점하는 수고를 덜고 학생들의 성적을 빠르게 매길 수 있다. 교수가 설정할 수 있는 옵션도 다양해 점수 공개 여부부터 공개 시기까지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랙보드 시스템에도 단점이 있다. 주관식 문제의 경우 기계적인 채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학생마다 답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블랙보드 시스템을 활용하더라도 주관식 문제는 교수가 직접 채점을 해서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

또한 e-class 사용에 익숙한 학생들에겐 블랙보드 시스템이 불편할 수 있다. 블랙보드 시스템 사용 경험이 있는 이인석 학생(가명·사회대)은 “다른 수업에선 대부분 e-class를 쓰는데 따로 블랙보드 시스템을 사용하려니 번거로웠다”고 말했다. 교수학습개발센터 김경학 계장은 “블랙보드 시스템은 e-class와 사용법이 달라서 교수들이 별도로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수 모두 블랙보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블랙보드 시스템을 통해 성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면 시스템의 적극적인 활용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면담을 활용해 이해 돕는다= 학생들과의 일대일 면담을 통해 과제물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려주는 교수도 있다. “교수로 임용되면서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에 면담을 결심했습니다.” 공통교양 과목 강의를 맡은 C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가 학생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 학기에 300명이 넘는 학생들을 면담하는 게 물리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B교수도 면담이 힘들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었다. “시간적 여건이 되면 학생과 면담을 해요. 하지만 제가 시간강사다 보니 늘 학교에 있는게 아니라서 면담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면담이 어려울 경우 B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피드백을 준다.

  성적정정으로 발생한 불씨를 잡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성적정정으로 빚어지는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학생을 향한 작지만 아름다운 ‘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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