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드라마를 다큐로 보는 진지한 부류는 꼭 있게 마련이다. 최근 화제인 <응답하라 1994>를 보며 친구 하나가 말했다. “야 쟤네들은 명문대에 집안도 다 부유한 걸로 나오잖아. 그래서 저렇게 밝은 거 아냐?” 드라마 속 사랑이 저토록 예쁜 이유는 조건과 계급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평(?)에 무슨 못난 소리냐며 타박하고 말았지만, 썩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아 괜스레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연애와 학벌을 연계한 지난 호 중대신문의 심층기획은 참 흥미로웠다. 연애를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20대의 연애에 그것이 학벌일 것이라는 생각도 경험도 개인적으로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연애와 학벌’은 크게 신선한 주제는 아니다. 단 ‘20대의 연애와 학벌’이라면 다르다. 우선 다양한 사례 조사를 통해서 지금 대학생들의 연애와 학벌의 관계를 공감하며 읽을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였다. 학벌이 비단 특정 학교의 ‘네임 밸류’만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 기획을 일반적인 연애코칭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 20대의 연애는 무엇이며, 왜 그 연애와 학벌을 함께 생각해야하는가가 조금 더 뒷받침 되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기사가 상황들의 나열로만 마무리된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꽤나 큰 지면을 차지한 설문조사는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였다. 당신의 연애에 학벌이 장애물이었는가를 묻는 질문들은 보다 유의미한 생각의 계기를 주기에는 약하지 않았을까 싶다. 설문조사는 TIP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독립적인 기사다. 또한 꼭 원그래프 형식이 아니라 수치만을 부각해도 훨씬 효과적으로 내용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최성우 동문
신문방송학부 00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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