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관련 기사가 지나치게 기계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그저 중립에서 그쳤던 선거 기사들에서 아쉬움은 뒤로한 줄 알았는데 결과를 말해주는 기사 역시 어쩐지 밍밍하기만 하다.”

매년 이즈음, 학내 구성원이 매주 중대신문을 평가하는 <중대신문을 읽고> 코너에 나왔던 지적들입니다. 언론의 중립을 ‘기계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중립성에 초점을 맞추기 전에 선거 과정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하거나 선본들의 공약 실효성 점검도 ‘가감 없이 보여주길 바라서’일 겁니다.

적극적인 언론의 모습을 기대하시는 마음,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중대신문 역시 더 풍부한 내용을 전달해 학생들이 투표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선거기획을 준비할 땐 부서를 막론하고 TFT가 꾸려져 ‘전 기자 비상사태’가 선포됩니다. 긴급회의는 부지기수입니다.

중대신문 지난호(1806호)엔 서울캠 후보자들의 공약 실효성 점검 기사가 실렸습니다.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각 선본의 공약을 분석할 공통 기준을 마련해야 했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한 선본의 사진이 상대 선본과 비교해 아래쪽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사진 위치를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주에 실린 설문조사 역시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중대신문은 선거의 판도를 알아보기 위해 자체적으로 계열별 2.5%의 인원을 무작위 추출하여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혹시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답변 항목의 순서를 정하는 것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 측에 여론조사를 하는 목적과 방식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지난 21일 중선관위는 설문조사와 관련한 건의문을 중대신문 측에 전달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건의문은 설문지의 문항에 일부 오류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선관위 측에서 제시한 문제점들은 중대신문 역시 사전에 인지하여 수정 후 설문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사항은 없었습니다. 다행이었지만 양 선본 뿐만 아니라 중선관위까지, 선거와 관련된 당사자들은 기자들의 펜 끝에 무척 민감했습니다.

사실 선거와 관련된 문제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어느 후보자에겐 1년, 아니 더 나아가 미래가 달린 일일수도 있으니까요. 기자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거와 관련된 기사를 쓸 땐 여느 때보다 더욱 공정성과 객관성을 견지하려 노력합니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민감하게 다뤄야 하는 법이니까요.
기계적 중립이라는 비판과 보다 엄격한 공평성 잣대의 요구, 그 사이에서 중대신문은 늘 고민합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당사자들에게 미칠 파급력의 무게는 감히 가늠할 수 없기에, 이번에도 후자에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중대신문은 마지막까지 중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