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졌다. 중앙도서관 계단을 내려오면서, 나는 대체 몇 년째 중앙대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너무 익숙한 겨울이었다. 무슨,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정령 같다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그런 말은 좀 기분이 이상하다. 약간 우울하다. 학교를 오래 다녀서 우울한 게 아니고 취직을 안 한 내가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심란하다. 나도 나를 의심하는 거다. 그런 느낌들 때문이었는지 이번 중대신문의 ‘대학 기획’이 눈에 띄었다. 크게 공감하면서 읽었다. 
 
  대학기획 ‘2013 중대신문 아젠다 중앙대 연구소 역량 키우자’에서는 연구소에 대한 지원 부족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현재 중앙대는 연구소 평가 결과에 따라 연구소 공간과 조교 지원을 끊고 있는데 과연 그 기준이나 방식이 ‘합리적’이고 연구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는지 되짚어보게 하는 좋은 기획 기사였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일본연구』라는 학술지를 펴내고, 2011년부터 등재지로 채택되었던 ‘일본연구소’의 연구소 공간이 몰수되고 조교 지원도 폐지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사에 따르면 “2013년 2월에 나온 ‘2012년 연구소 평가 결과’에서 일본연구소는 인문사회계열의 23개 연구소 중 5위”를 차지, 상위 21.7%였다. 부족한 연구지원은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중대신문의 보도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학부를 졸업한지는 꽤 되었기 때문에 확실히 학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예전처럼 체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무감하거나 소식이 늦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마다 중대신문이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중대신문도 재밌고 반갑게 읽었다.

공현진 동문
국어국문학과 석사 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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