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의 한 후보자를 떠올리면 ‘신뢰’라는 두 글자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선거기간 내내 가장 많이 언급했던 단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신뢰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솔깃한 공약과 ‘신뢰’로 만든 이미지는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요. 하지만 취임 후 6개월 만에 ‘공약파기’로 국민의 신뢰를 져버렸습니다. 대선 기간 동안 공약의 이행 가능성을 충분히 묻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1804호엔 총학생회의 공약 이행을 점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러분은 현재의 총학생회가 여러분의 ‘푯값’을 얼마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결과적으로 양캠 총학생회는 나름의 노력은 했지만 공약 이행율은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서울캠 총학생회는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통한 등록금 인하 공약같이 학내 중요문제 개선에 관한 공약 이행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안성캠 역시 총학생회도 등록금 완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주요공약이었던 등록금 심의기구를 만드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두 총학생회 모두 큰 사안에 관한 공약을 이행하는데 실패해 아쉬움을 샀습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양캠 총학생회에만 전가해야 할까요? 최소한 그들을 ‘총학생회’란 자리를 얻게끔 투표권을 행사한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따른다고 봅니다. 일 년 전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원하는 공약을 위해 투표를 한 것인지 원하는 사람을 총학생회장으로 만들기 위해 투표를 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캠 56대 총학생회의 후보자등록이 지난 8일에 끝났습니다. 안성캠도 이번 주까지 56대 총학생회의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선거기간이 시작됐습니다. 양캠 총학생회 선본들은 어떤 공약을 들고 학생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하게 될까요.

  이제부터 학생들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만큼 정신을 바짝 차리셔야 할 겁니다. 2주간 학내를 뜨겁게 달굴 선거 기간 동안 선본들의 공약을 면밀히 비교하고 이행 가능성을 저울질해야 하니까요.

  양캠의 선본들도 학생들의 눈치를 잘 살펴 실현할 수 있고 명확한 공약을 제시해야 할 겁니다. 그 이후엔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투표로 마무리해야겠지요. 56대 총학생회는 신뢰를 받고 시작하기보다는 신뢰를 주고 끝나는 총학생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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