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에서 사람들은 혹한의 추위가 몰아치는 열차 밖으로 나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열차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에 맞는 일을 해나간다. 꼬리칸 사람들은 단백질 블록으로 삶을 연명하며 제대로 씻기도 힘든 곳에서 살아가는 반면, 머리칸 사람들은 보다 풍요로운 음식과 옷으로 삶을 영위해 나간다. 애초에 정해진 규칙과 틀 속에서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기차의 부조리함을 바꾸기 위해 주인공 ‘커티스’가 머리칸으로의 혁명을 꿈꾸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우리사회에도 기차와 비슷한 암묵적 규칙과 틀이 있는 듯하다. 대학을 나와야 하고, 일정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야 하는, 여러 가지 그 때에 맞는 기대와 시선이 있다. 꼭 대학이 아닌, 취업이 아닌 자신만의 다른 길을 가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앞서 우려와 걱정을 한다. 정해진 틀 밖의 모든 것은 마치 ‘혹한’인 것처럼 말이다. 
  
  특히나 취업에 있어 사회의 시선은 가장 냉정하고 차가운 듯싶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하반기 취업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각 관공서는 채용인원을 발표하고 많은 기업들도 채용일정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그룹 채용의 첫 관문인 직무적성검사, SSAT(samsung attitude test)에 9만 여명이 몰렸고, KT 신입사원 300명 모집에는 4만 5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150:1이라는 경쟁률을 보이는 등 가히 ‘취업전쟁’이라할 만했다. 높은 연봉과 정년, 각종 복지혜택의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서 많은 대학생 및 구직자들이 고군분투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학점, 토익, 스피킹(speaking), 어학연수, 인턴 등 많은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보다 나은 삶의 ‘머리칸’을 위해서다.
 
  또 2013년도 서울시 공무원 임용시험(총 1446명 모집)에 12만 5984명이 지원해 평균 87.1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일방행정 7급은 23명 모집에 9723명이 신청 422.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모집단위 중 가장 많은 856명을 뽑는 일반 행정 9급 시험에서는 8만 2534명이 신청해 96.4: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역시 서울시 7·9급 공무원 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102.5:1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공무원 경쟁률은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생각된다. 
 
  각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나이에 따라, 경험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때에 갖는 중요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말하고 싶은 것은 그저 자신만의 다른 꿈이 있다면, 진정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사회의 편견과 틀에 구애되지 않고, 혹은 누군가의 기대로 다른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이들이 가지 않는 길이기에 ‘혹한’이라 앞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설국열차>에서 열차 밖을 나갔을 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북극곰을 통해 오히려 열차 밖의 삶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 것처럼, 원하는 꿈을 간직하고 이를 이뤄나갔으면 좋겠다. ‘남궁민수(송강호)’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내가 열고 싶은 문은 그딴 문이 아냐, 이거지(밖으로 통하는 기차 문). 다들 이게 벽인줄 아는데 사실 이게 문이거든?” 사실 그렇다. 그냥 쉽게 나갈 수 있다. 그냥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져서, 그리고 몰려오는 두려움 때문에 열지 못한 문을 우리는 벽으로 착각하고 있다. 원하는 무엇이든 방법은 어디에나 있고 도와줄 사람 또한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싶다는 열정이고 노력이다. 당장은 막막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하고 싶다는 열정과 노력만 있다면 열차 밖으로 나갈 때, 꿈을 이루기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열정과 노력만 있다면 충분할 것이다.   
이영중 학생
신문방송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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